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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CEO들 “지금은 위기” 한 목소리 까닭은
뉴스종합| 2012-06-18 10:13
[헤럴드경제=최재원 기자] 최근 대대적인 인사 시즌을 맞은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하나 같이 “지금은 증권업의 위기”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로 증시 거래대금의 급격한 위축에 기대했던 자본시장통합법의 국회 통과 지연 등 정책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증권사의 현재 실적은 물론 미래 성장성이 동시에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주주총회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될 서태환 하이투자증권 사장은 이달 초 직원들에게 사내 메일을 통해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서 사장은 “수익이 증시 상황 변화에 따라 급격하게 출렁이고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비용은 탄력적이지 않은 구조적 문제가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며 업무추진비와 행사비 등을 20% 일괄 삭감을 지시했다.


황성호 우리투자증권(005940) 사장은 지난 5일 연임이 결정된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투자회사들이 지금 어려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며 “우리가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시 연임에 성공한 권용원 키움증권(039490) 사장도 이달 초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고 자본시장의 전반적인 여건이 좋지 않다”며 “잘 헤쳐나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 주요 CEO들이 한 목소리로 증권업의 위기를 언급한 것은 유로존 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실적 악화가 숫자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1회계년도(2011년4월~2012년3월) 국내에서 영업중인 62개 증권사 가운데 10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이 기간 증권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2조 2655억원으로 전년대비 19.2%나 감소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분기(2012년4월~6월)에는 거래대금의 급격한 감소로 극히 일부 증권사를 제외하고 대부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4월 유가증권시장의 월간 거래대금은 99조3008억원으로 지난 2010년 3월 이후 25개월만에 처음으로 100조원을 하회했다. 5월 거래대금은 98조5139억원으로 4월보다 더 줄었다.

브로커리지(주식위탁매매) 수익이 40%, 신용대출 등 이자수익이 30%를 차지하는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 구조상 거래대금 감소는 실적에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올해 두 차례의 선거를 전후해 자통법의 통과는 커녕 레버리지 한도를 400%로 제한한 한국형 헤지펀드, 주가연계워런트(ELW) 등 파생시장에 대한 지나친 간섭 등 규제 위주의 정부 정책도 증권업의 위기를 키우는 요인이다.

김신 현대증권(003450) 신임 사장은 이달 초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2009년) 자본시장법이 나올 때만 해도 증권사들은 장밋빛 미래를 꿈꿨지만 3년이 지난 지금은 치열한 경쟁만이 남았다”고 꼬집었다.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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