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도로위 감지선’피하면 과속카메라도 무용지물
뉴스종합| 2012-06-19 11:06
지난 17일 일요일 새벽 영업용 택시기사 김모(45) 씨는 서울 송파구 신천에서 성동구 왕십리로 가는 길 내내 100㎞ 이상을 밟았다.

과속단속카메라 경고를 알리는 내비게이션 소리가 “땡~땡~” 울렸지만 김 씨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다만 단속구간을 지날 때 차선을 살짝살짝 바꿀 뿐이었다.

벌금 걱정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 씨는 “걱정없다”고 말한다. 단속을 피하는 법을 알고 있다는 투다.

과속 단속은 카메라 20~30m 전방 도로 위에 사각형으로 그린 ‘루프(와이어)’ 방식의 감지선을 통해 이뤄진다. 도로에 속도를 읽는 센서를 내장한 두 줄의 루프를 깔고 그 사이를 지나는 차의 시간을 측정해 속도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과속이 인지되면 카메라가 사진을 찍는다.

문제는 이 카메라 수다. 가령 4차선 도로에 카메라가 1차선을 향해 설치돼 있다면 나머지 2, 3, 4차선은 과속으로 달려도 찍히지 않는다.

택기기사는 단속구간을 지날 때마다 카메라의 위치를 파악하고 차선을 변경한다.

경찰도 이런 꼼수에 대응하기 위해 카메라가 응시하는 차선을 바꾼다. 일정기간 1차선을 응시하다가 다음에는 2차선, 3차선으로 옮기는 식이다. 하지만 택시기사는 교통상황뿐 아니라 카메라 위치까지 정보 공유를 한다.

택시기사 원모 씨는 “정말 단속을 하고 싶으면 차선마다 한 대씩 카메라가 설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속 카메라의 설치 목적은 단속이 아니다. 과속을 줄여 교통사고를 방지하자는 것이다. 사각지대가 너무 뻔한 과속카메라는 그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 

서상범 기자/tiger@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