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DJ묘역 이어 호남으로…문재인 경청투어 첫발은‘민주 집토끼’
뉴스종합| 2012-06-20 11:27
[광주=홍석희 기자]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광주와 전남을 첫 행선지로 선택했다. 민주당의 ‘집토끼’가 모여있지만, 386ㆍ친노에 대한 반감과 애증 또한 큰 호남 민심을 잡지 않고서는, 대권 또한 꿰찰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 깔려있는 행보다.

문 고문은 20일 광주에 도착, ‘경청’ 전국 투어의 첫 일정을 시작했다. 2박3일간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문 고문은 이번 광주ㆍ전남 방문에 대해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이자 정권 교체가 시작되는 곳”이라고 총평한 문 고문은 “호남은 본인의 성 씨인 남평 문 씨의 뿌리이고, 또 개인적으로도 사법고시 공부를 시작했던 곳이 해남”이라며 개인적 친분도 한껏 강조했다. 본인이 민주당, 한발 더 나가서는 범야권의 단일 대선 후보가 되고, 또 대통령의 꿈까지 이루기 위해서는 광주ㆍ호남의 강한 지지가 기반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 19일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고, 함께 동작동 현충원에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아 헌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지역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정치의 상징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통해 386ㆍ친노 세력에 대한 거부감을 희석시키겠다는 것이다.

광주ㆍ호남 지역은 지난 총선에서 ‘구 민주계’ 호남세력이 대거 숙청당하고, 이 자리를 노무현 대통령 시절 열린우리당을 주도했던 386ㆍ친노 세력들이 대신하면서, 민주당 현 지도부에 대한 반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그리고 그 반감은 386ㆍ친노의 상징인 문 고문을 향할 수밖에 없다. 최근 이 지역 언론이 조사한 범야권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문 고문이 손학규 전 대표, 정동영 고문 등의 맹추격 덕에 수도권 및 타 지역보다 낮은 30%대 지지율로 1등을 간신히 유지한 것도 이런 현장 민심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호남만으로 대선에 승리할 수 없지만, 호남 없이도 승리할 수 없다”는 박지원 원내대표의 발언처럼,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서 ‘집토끼’ 호남의 지지 없이는 힘들 수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 아래 뒤늦게 호남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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