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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비반납을 둘러싼 엇갈린 시선…돈 안받는 건 당연 vs 정치적 쇼
뉴스종합| 2012-06-20 10:50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19일 새누리당 의원총회 현장은 의원들 스스로도 ‘도대체 이게 뭐지’하는 분위기였다. 의총을 마친 뒤 의원들은 국회 계단에 올라 ‘국회를 열지 못했습니다. 세비를 받지 않겠습니다’라는 글귀가 쓰여진 ‘준비된’ 현수막을 펼쳐들고 마지못해 구호를 외치는 어색한 장면을 연출했다.

그만큼 세비반납을 둘러싼 시선도 엇갈린다.‘돈 안받는 건 당연하다’는 논리에서 부터 ‘정치적 쇼’라는 평가절하까지 스펙트럼도 넓다. 여기에‘무노동 무임금’이라는 단어가 가져올 정치적 파장에서부터 갖가지다. 하지만 복잡한 시선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맥은 한 곳으로 모아지고 있다. ‘일 하지 않았으니 돈을 받지 않는 건 당연하다’는 국민들의 시선이다.

이명수 선진통일당 의원은 20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기본적으로 법정 개원 의무화되고 국회가 개원 안되는 원칙에 대해 무노동 무임금 원칙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주선 의원(무소속)도 새누리당의 행동을 정치적 쇼로 규정하면서도 “국회가 장기간 공전되면 (세비반납) 조치 취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새누리당쪽에서 추진한다면) 동조할 생각도 있다”고 했다.

네티즌들의 의견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한 트위터 라인은 “국회의원 무노동무임금 준수해야 한다. 지금 국민은 장사도 안되고 유럽사태로 마음이 타들어 가는데, 놀다가 세비라니..국민은 100만원 뼈가 아파야 번다”며 새누리당의 세비 반납을 지지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의원님들 이건 아니잖아요? 남 탓하지 말고 세비 반납하세요”라고 적었다.

국민들의 일관된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세비반납을 둘러싼 의원들의 생각은 저마다 달랐다. 자발적인’ 세비 반납이 되어야할 양심 행동은 결국 웃을 수 없는 코미디극이 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의 속내는 ‘원내지도부가 원구성 협상에 실패한 것을 왜 일반 의원들에게 책임전가 하느냐’는 시각부터 ‘거절하면 꼴이 우스워지니 일단 지도부의 뜻에 따르자’는 의견까지 제각각이었다. 김용태 의원은 “일단 총선공약이니까 지켜야 한다고 치자. 근데 왜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지는 분명히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단어가 주는 정치적 함의(?)에 대한 논쟁까지 겹쳐졌다. 김성태 의원은 “무노동무임금은 산업현장에서 노사협상 결렬시 사측이 탄압수단으로 악용하는 개념”이라며 “그걸 국회에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고, 심지어 일부에선 “총선 공약에 왜 무노동 무임금을 집어 넣어서 이런 분란을 일으키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국민들은 세비반납을  ‘뻔한 정치적 쇼’로 폄하했다. 단결 일치된 아름다운 행동이 됐어야 할 세비 반납이 보는 사람도 웃지 못하게 하는 어색한 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한 트위터리안은 “피를 닦아낸다고 칼이 깨끗해지는 건 아니다. 저 숱한 날치기와 폭력국회를 천막당사식으로 세탁하려 하는 품새”라고 지적했다.

마치 날치기 국회처럼, 번갯불에 콩구워먹듯 세비반납을 이행하는 모습 자체가 코미디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초선의원은 19일 “내일이 세비 반납인데 오늘 의원총회하는게 어딨느냐”며 “애초 무노동무임금 얘기할거였으면, 진작에 노력을 했어야 하는거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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