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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노사 “다시 뛰자” 한마음, 조합원들 회사살리기 거리 캠페인 나서
뉴스종합| 2012-06-20 16:05
[헤럴드경제=윤정희 기자]한진중공업이 달라졌다. 지난해 극심한 갈등으로 벼랑끝까지 내몰렸던 회사를 되살리기 위해 노와 사가 주먹을 펴고 두 손을 맞잡은 것.

지난달 25일 현판식을 갖고 본격 활동을 시작한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은 가장 먼저 부산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목적은 ‘영도조선소 살리기’ 캠페인을 위해서다. 영도조선소 앞에서 시작해 18일부터 20일까지 부산시청, 노동청, 상공회의소 앞에서 거리 캠페인을 벌였다.

한진중공업 노동조합(김상욱 위원장)은 유인물을 통해 “부산시민에게 불편과 걱정만을 끼친 파업 만능주의, 투쟁 지상주의를 폐기할 것”을 선언하면서 “극심한 노사갈등으로 탈진한 영도조선소를 신뢰와 상생의 노사문화로 정착시켜 위기에 빠진 회사를 다시 살리는데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최근 조선산업 불황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영도조선소를 정상화하고 지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뼛속까지 달라지겠다”는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과거 노동조합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지역사회의 불편과 불이익은 아랑곳하지 않았던 조직 이기주의적 행태를 버리고,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과 봉사를 먼저 생각할 것이다”며, “노동조합의 변화로 투자환경이 개선되고 생산성 혁신이 기대되는 만큼 회사 정상화에 부산시민을 비롯해 부산시청, 고용노동청, 상공회의소 등 관련기관들이 힘을 보태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이 직접 회사 정상화를 위해 거리 캠페인에 나선 것은 파업과 농성으로 부산지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지난 해 모습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까지 단일노조였던 한진중공업에 올 1월 새로운 노조인 현 ‘한진중공업 노동조합’이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됐다. 과거 금속노조 한진중공업 지회와는 달리 새 노조는 노사 상생과 협력이라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지향하면서 설립 1주일 만에 과반수 조합원을 확보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6월 현재 전체 조합원 704명 중 567명이 가입해 80%가 넘는 조합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이같은 새 노조의 인기는 기존 투쟁일변도의 노동운동에 한계성을 실감한 조합원들이 합리적 노사상생 행보를 적극 지지하면서 두드러진 현상이다. 이같은 상생 분위기 속에 사측도 수주활동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 13일 오랜 침묵을 깨고 유럽 선사들로부터 5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 약 4억 5000만달러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세계적으로 조선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이뤄진 수주가 그 가치가 더욱 빛났다.

사측 관계자는 “수빅조선소의 가격경쟁력과 영도조선소의 기술을 바탕으로 수주활동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면서 “지금 진행중인 협상이 잘 맺어지면 하반기에 또다시 좋은 소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진중공업 노동조합 관계자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동조합도 수주 환경을 개선시키는 데 앞장설 것이다”며, “시황이 좋지 않지만 현장 조합원들 모두가 변화와 혁신을 통한 회사 정상화를 갈망하고 있는 만큼 노동조합도 달라진 모습으로 회사 살리기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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