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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정상회담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 낮춰라
뉴스종합| 2012-06-24 12:22
[헤럴드경제= 강주남 기자] 오는 28~29일(현지시간) 열리는 EU정상회담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낮추고, 재정 리스크 해결 여부를 확인한 이후 시장에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특히, EU정상회담 결과와 상관없이 추세적으로 유로화 약세 기조를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여전히 상품가격 등의 약세 국면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24일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 EU 정상회담이 그리스 총선이나, 미국 FOMC(공개시장위원회) 회의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더욱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그러나, 독일측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이는 자칫 정상회담 결과가 또 다시 미봉책에그칠 여지가 높기 때문에 신중한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경제분석 전문.

▶그리스 총선, FOMC보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더욱 큰 의미를 지닌 EU 정상회담 = 글로벌 경기와 금융시장에 최대 악재인 유럽 재정리스크가 이번주 중요한 고비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28~29일 개최될 EU 정상회담은 하반기 글로벌 경기 및 금융시장 흐름을 죄우할 변수될 것으로 당사는 판단하고 있다.

스페인 구제금융까지 이어진 유럽 재정리스크가 현 수준에서 봉합될 수 있을지 혹은 위기가 더욱 확산될지 여부는 이번 EU정상회담 결과에서 어느 정도 윤곽을 잡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U 정상회담에 앞서 각종 의제의 사전조율을 위해 개최된 지난주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4개국 정상회담, EU재무장관 회담 결과에서는 성장이라는 코드에 대해서 합의를 이루었다. 4개국 정상들은 약 1,300억 유로(유로존 GDP의 1%)에 이르는 성장협약에 합의했다. 또한 ECB는 PIGS국가 금융기관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대출 담보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조치를 서둘러 발표했다.

유로존 국가들이나 ECB가 유럽 재정리스크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발걸음을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주 개최될 EU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과연 이번 정상회담이 유럽 재정리스크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결론부터 밝히면, EU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번 EU 정상회담의 주요 쟁점 사항에서 볼 수 있듯이 결국 독일측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이는 자칫 정상회담 결과가 또 다시 미봉책에 그칠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독일을 제외한 주요 유로존 국가들이 제시하고 있는 해법들 PIGS국가들의 각종 부실, 즉 리스크를 유로존 차원에서 부담하는 것을 핵심 골자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유로존 공동 예금지급 보증 등의 은행연합(Banking Union) 도입, ESM에 대한 은행업 허가, EFSF 국채매입 허용 및 ECB의 국채매입 혹은 LTRO재개 등은 일단 각종 PIGS국가 부실을 유로존이 공동으로 책임지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반면, 독일측의 입장은 여전히 강력한 재정건전화 없이는 리스크의 공동부담을 반대하는 입장이다.Banking Union 도입, ESM 은행업 허가 및 EFSF국채매입 허용이 결국 이들 제도 혹은 기금의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독일측에 가장 큰 리스크로 전이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독일측은 이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ECB가 대출 회원국에 대한 대출담보조건 완화 등으로 ECB의 자산-부채구조가 급격히 악화될 여지가 높아지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의 경우 ECB가 전세계 최대의 불실은행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불안감 등은 독일측이 유로존 해법들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취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최근 스페인과 독일 10년물 국채금리 추이에서 보듯 구제금융 등 잇따른 유로 차원의 안정화 조치로 스페인 금리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에 독일 국채금리는 6월 2일 사상 최저치(1.172%) 이후 약 41bp 급등하는 모습이다.

일부 헤드펀드업계에서는 독일 금리수준이 1년 이내에 두배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그리스 신정부가 구제금융 조건 완화를 전제로 한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어그렉시트 우려를 다시 불거지게 할 수 있다는 점도 EU정상회담 결과는 물론 유럽 재정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을 완화시키는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볼 때 과도한 기대감을 갖고 시장을 대응하기 보다는 EU 정상회담 결과를 확인한 이후 대응하는 전략이 현 시점에서는 유효해 보인다. 특히, 당사는 EU정상회담 결과와 상관없이 추세적으로 유로화가 약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여전히 상품가격 등의 약세 국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am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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