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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각료들 건강상태처럼 정책방향도 모호..구제금융 ‘재협상’
뉴스종합| 2012-06-24 13:02
[헤럴드경제=윤현종 기자]그리스가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받은 기존 구제금융 조건에 대해 재협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23일 블룸버그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안토니스 사마라스(61) 신임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연립 정부가 오는 25일(현지시간) 방문하는 트로이카를 상대로 긴축정책 이행 시한을 오는 2014년에서 2016년으로 최소 2년 연장해달라고 협상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사마라스 신민주당 대표,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대표, 포티스 쿠벨리스 민주좌파 대표 등 3당 대표는 지난 21일 첫 내각회의를 열고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트로이카와 체결한 1300억유로 규모의 2차 구제금융 협상을 다시 협상하기로 합의했다.

3개 여당은 구제금융 조건을 재협상과 함께 성장 촉진 및 사회 보장 강화 등을 골자로 한 5개 항을 정책목표로 삼는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재협상과 관련해 “재정적자 감축 목표기간을 최소 2년 늦춰 적어도 급여와 연금에서는 추가 삭감을 막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긴축 재정에 따른 공공 부문 인력 축소와 비용 절감에 대해서는 추가 감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증세 조치와 관련, “식당이나 외식 산업의 부가가치세를 줄이고, 실업수당 지급 기간을 연장한다”고 밝혀 증세 기조를 뒤엎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3당은 또 ”구제금융을 받으며 금지됐던 노동조합의 단체협약 교섭권 등을 부활시키고 수입의 25% 이하로 묶은 세금 체납액은 재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일련의 방침은 기존 구제금융의 긴축 재정 등 이행 조건을 지키겠다고 공약해 제1당이 된 신민당의 약속과 다른 것일 뿐만 아니라 구제금융 조건에 대한 재협상은 없다는 독일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입장과 맞선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또 이런 정책 목표는 ‘구제금융 재협상’을 공약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정책과 유사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리스 내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책임 있는 정부’와 대화하겠다고 밝히며 아테네를 떠났던 트로이카 조사단과의 협의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정부는 이번 발표를 통해 트로이카와 합의한 구제금융 이행 조건을 이행하겠다고 밝히면서도 실제로는 ‘이행 불가능’이나 마찬가지인 목표를 내놓아, 이번 정책목표가 협상용인지 실제로 추구하는 목표인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한편, 이번에 발표된 그리스 정부의 ’모호한’ 정책방향처럼 내각 각료들의 건강도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요 외신들이 보도했다.

미국 CNN 방송과 AP통신 등은 사마라스 총리가 내각 출범 직후인 22일 망막박리 초기 증상을 보여 23일 수술을 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사마라스 총리는 이날 저녁으로 예정됐던 신민당 소속 의원들과의 회동을 취소했다. 현재 그는 각막 박리 수술을 받았으며 24일까지 병원서 치료 중이라 자세한 상태를 확인할 수 없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아울러 새 내각의 바실리스 라파노스(65) 재무장관도 22일 낮 심한 복통과 구토, 현기증, 탈진 등의 증상을 보이다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갔다. 라파노스는 입원 후 상태가 안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병원에서 추가 검진을 받았으며, 의료진은 추후 그의 건강 상태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이날 저녁 열릴 예정이던 라파노스의 취임식도 퇴원 이후로 연기된 상황이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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