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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주, 영업규제 완화는 반짝 호재 그칠 것
뉴스종합| 2012-06-25 08:55
하이마트, 토종사모펀드 인수도 시너지 효과 반감.

[헤럴드경제= 강주남 기자]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 규제 완화는 일시적인 호재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지난 22일 서울행정법원은 ‘영업제한처분 취소 청구’에 대해 조례를 개정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대형 유통업체 5곳이 서울 송파구와 강동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송파구 롯데마트ㆍ홈플러스 잠실점 등 대형 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들은 지난 24일 ‘2ㆍ4주 일요 휴무’를 하지 않고 정상영업을 하면서 향후 규제 완화에 따른 유통주들의 실적 개선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SK증권은 영업시간을 규제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라며 유통 업종에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한다고 25일 밝혔다.

김기영 애널리스트는 “송파구와 강동구가 항소에 나설 예정인데다, 적법한 절차를 따르면 영업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며 “이번 판결로 유통 업체가 규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롯데쇼핑(023530)소속 롯데마트와 이마트(139480), 홈플러스의 대형마트·슈퍼마켓의 70%가 영업제한 조치를 받고 있다며, 한 달에 2일씩 문을 닫을 경우 연 매출액의 4~6%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국내외 경기가 둔화하면서 소비심리가 좋지 않은상황도 유통 업종에 대한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도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의무휴업 해제에 대해 영업규제 문제가 아닌 조례의 강제성과 행정절차상의 하자를 문제삼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의 월 2회 의무휴업 조치를 취소하라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의 요지는 영업규제가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며 “해야 한다고 규정한 조례의 강제성과 행정절차상의 하자를 문제삼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판결로 대형마트 및 슈퍼마켓에 대한 영업규제가 사라질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우며, 다만 영업규제가 확대되는 속도는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높다는 분석이다.

그는 이어 “지난 6월 10일까지 대형마트 의무휴업 비중은 65%로 확대됐고 연말까지 90% 이상의 점포가 의무휴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체인스토어협회는 전국 지자체 중 11곳을 상대로 유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최대 가전 유통업체인 하이마트(071840)가 토종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품에 안길 것으로 전망되면서 유통업계 가전유통 시장의 지각변동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거론됐던 롯데쇼핑은 고배를 마시게 됨에 따라 시너지 효과 등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이마트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 “예상과 달리 MBK파트너스가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하이마트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롯데쇼핑이 저가에 인수했을 경우 가전양판시장에서 1위로 부상하는 등 중장기 시너지효과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아쉬운 상황이 됐다”며 “하이마트는 향후 가전양판시장의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쇼핑은 이제 하이마트 인수 관련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며 “저평가돼있다는 점과 대형마트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백화점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 등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 추세를 지속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삼성증권은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영업 시너지가 큰 유통업체가 인수자가 되지못한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하이마트가 유통업체가 아닌 제3의 펀드로 매각된 것은 가전 양판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될 수 있는 원인을 제공했다는 평가다. 롯데쇼핑은 자체적으로 디지털파크 사업을 진행 중이며 이마트는 전자랜드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에 선정된 상태다.

남옥진 연구원은 “현재 하이마트 주가는 1분기 대주주의 횡령, 배임 문제가 불거진 직후 급락 한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며 “(사모펀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롯데쇼핑 등 유통회사로 피인수돼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다는 단기재료가 약화됐지만 이로 인한 주가 하락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향후 하이마트주가는 실적 등 펀더멘털과 새로운 대주주의 경영능력 및 전략적 제휴 여부 등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란 분석이다.

남 연구원은 “지분매각 예상가격이 현재 주가보다 약 45% 높은 8만원선이라는 점에서 경영권프리미엄을 제외한 매수자의 하이마트에 대한 밸류이에션이 현재가보다 높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통상 사모펀드의 목표 수익률을 감안할 때 3~5년 후 투자회수(exit) 가격을 13만원~17만원 이상으로 예상한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지분매각을 통한 대주주 변경은 2011년 4분기이후 나타난 경영권 분쟁, 대주주 횡령 및 배임, 상장폐지설, 매각 불발 가능성 등 각종 리스크가 1차적으로 제거되는 상징성이 높다는 평가다.

그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인수하는 지분율이 65%로 매우 높은 만큼, 지분 중 일부에 대해 향후 유통업체를 포함한 전략적 투자자의 참여를 유도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이마트 매각주관사인 시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 24일 MBK파트너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 선종구 전 하이마트 회장, 임유철 H&Q 대표 등 하이마트 대주주들은 주식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하이마트 매각 관계자는 “하이마트는 조만간 MBK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며 “MBK가 제안한 가격은 주당 8만원대 초반으로 매각 대상 지분 65.25%를 기준으로 할 경우 규모는 1조2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이마트는 본입찰이 끝난 뒤 최근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MBK파트너스와 롯데쇼핑 측에 ‘입찰 가격이 너무 낮다’는 이유로 가격 수정을 제안했고, 결국 더 많은 값을 제안한 MBK파트너스가 최종 우선협상대상자에 낙점됐다. 롯데쇼핑은 지난 20일 진행된 본입찰에서 주당 7만원대 후반을 인수가격으로 제시했지만 이후 MBK가 재입찰에서 인수가격을 8만원대 초반까지 끌어올린 반면에 가격인상안을 제시하지 않아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됐다.

또 당초 하이마트 인수에는 MBK파트너스 이외에 롯데쇼핑, 이마트, SK네트웍스, 칼라일 등 5곳이 인수후보군에 올랐으나 지난 20일 본입찰에 이마트와 SK네트웍스는 참여하지 않았다.

하이마트가 MBK파트너스의 품에 넘어가게 되면 하이마트는 지난 2007년에 이어 두 번째로 사모펀드에 둥지를 틀게 된다. 당시 하이마트는 사모펀드 어피니티파트너스(AEP)에서 유진그룹으로 매각됐었다. 이에 따라 MBK도 국내 연기금과 보험사 등 국내 금융권으로부터 인수 자금을 상당부분 조달할 계획이며, 이후 하이마트 경영을 정상화시켜 제3자에게 매각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하이마트는 현재 전국에 312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작년 매출은 3조4105억원으로 가전 전문점 시장의 34.9%를 점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최대주주인 유진기업과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nam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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