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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銀 CEO들 ‘고액연봉 病’ 도졌나
뉴스종합| 2012-06-25 11:42
15곳 작년 수익 5.8% 하락 불구
CEO연봉은 전년比 12% 올라
실적부진 JP모건 다이먼 ‘연봉킹’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수익이 감소하고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미국과 유럽의 대형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은 여전히 고액 연봉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연봉조사업체 에퀼러와 실시한 조사 결과, 지난해 미국 및 유럽 대형 은행 15곳의 CEO 연봉이 전년보다 평균 12% 올랐다고 밝혔다.

이들의 연봉은 지난 2010년 36% 오른 것에 이어 두 해 연속 늘어나, 지난해 평균 1280만달러(약 149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에 편입된 기업 CEO들의 평균 연봉 1160만달러보다도 높은 액수다. 
제이미 다이먼, 밥 다이아몬드, 존 스텀프, 로이드 블랭크페인, 알프레도 사엔즈

지난해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CEO는 최근 2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다. 다이먼은 전년 대비 11% 오른 2310만달러(약 268억원)를 챙겼다. 밥 다이아몬드 바클레이스 CEO는 2010만달러를 받아 2위에 올랐다. 이어 ▷존 스텀프 웰스파고 CEO(1790만달러)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먼삭스 CEO(1620만달러) ▷알프레도 사엔즈 산탄데르은행 CEO(1610만달러)가 3~5를 차지했다.

CEO들은 은행의 부진한 성장은 뒷전으로 하고 자기 배 채우기에 급급했다. 지난해 이들 은행의 평균 수익은 전년 대비 5.8% 떨어지고 15곳 중 9곳은 순이익이 감소했다. 또 주식 투자지표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지수 중 세계은행지수는 지난해 25%나 급락했다. 이는 전체 지수의 평균 감소율 9%보다 훨씬 저조한 기록이다.

은행권의 부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CEO 연봉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이는 가운데, 은행권이 시장의 눈을 피해 연봉을 올린 ‘꼼수’도 보였다. 유럽연합(EU)이 역내 은행들의 보너스를 기본급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은행권의 높은 보너스가 문제로 떠오르자 은행들은 기본급과 기타 급여를 올리는 방법으로 연봉을 올렸다.

지난해 대형 은행 CEO들의 현금 보너스는 전년보다 13% 줄어든 250만달러였던 반면, 기본급은 20% 늘어난 220만달러로 집계됐다. 주식 증여와 스톡옵션도 22% 증가해 780만달러에 달했다. FT는 “15개 은행 중 스페인 BBVA은행을 제외한 모든 은행의 CEO들이 현금 보너스보다 주식과 스톡옵션을 더 많이 받았다”며 “보너스 지불 방식이 현금 대신 주식으로 바뀌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지역별로는 유럽보다 미국 은행들의 CEO 연봉 인상이 두드러졌다. 제임스 고먼 모건스탠리 CEO를 제외한 모든 미국 은행 CEO들의 연봉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지난해 미국 자본 시장과 산업 부문이 유럽보다 선전해 은행 CEO들도 더 많은 성과급을 챙길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현경 기자>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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