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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가 벤치마킹한 올린공대 “MIT 게 섰거라!”
뉴스종합| 2012-07-03 08:13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미국 보스턴 외곽 메사추세스주, 니덤(Needham)타운에 있는 올린 공대(Franklin W. Olin College of Engineering)는 실무형 이공계 인재교육 면에서는 최고봉으로 꼽힌다. 연구분야 MIT, 산학협력 분야 조지아텍 등과 함께 어느덧 미국 이공계 인재양성의 3두봉으로 떠올랐다.

융합 패러다임, 다학제적, 연구 실습활동의 확대 등 공학교육의 트렌드 변화속에 한 분야만 잘하거나 이론에만 강한 인재로는 차세대 ‘인간과 세상을 위한 기술’ 개발에 적합지 않다는 반성이 올린을 일약 명문으로 키웠다.

▶공대생에게 예술, 인문학 가르쳐= 올린 공대는 1997년 프랭클린 W. 올린 재단에서 출연한 4억 6천만 달러의 기부금에 의해 설립되었고, 2002년 75명의 학생으로 처음 수업을 시작했다.

지난 5월 올린공대를 방문한 NHN NEXT 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린 공대는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고 경영, 인문학, 디자인, 예술 등 다양한 과목을 인근 대학과의 교류를 통해 가르침으로써 학생의 창의성과 잠재력을 길러준다. 특히 교수의 별다른 지침없이 프로젝트를 수행해 가는 과정에서 소비자를 만나고 시장을 방문해 창의성을 학생들의 신제품에 입힌다.

올린의 대표적인 학습방법은 바로 ‘프로젝트 기반 경험’이다. 사업에서 회계가 중요하지만 회계는 기업가 정신을 만들지 않으며, 연구는 실험실에서 반복가능한 결과를 만들어내지만 과거에 관한 것이라는 인식하에, 뭔가 창조적인 것을 만들기 위해 그간 말과 두뇌에 국한됐던 학습에서 벗어나 소통능력, 대인관계, 실행능력까지 중시하는 쪽으로 교육과정을 바꾼 결과이다. 교재는 두달 뒤 잊지만, 자기주도형 실행은 잊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린공대 리차드밀러 총장(오른쪽)과 김평철 NHN NEXT 총장. 김총장은 최근 올린공대를 방문해 교육과정 등을 둘러봤다.

▶프로젝트 기반 교육= 한번의 프로젝트로 수많은 지식과 휴머니즘을 겸비하면서 ‘버릇처럼’ 창의성을 발휘하는 올린공대 출신들이 글로벌 IT기업에서 승승장구하면서 MIT, 스탠퍼드 등에 합격하고도 올린 공대를 선택하기도 한다. 올린 입학생중 MIT, 스탠퍼드 중복합격자가 51%에 달하고 SAT는 1600점 만점에 1500점 안팎은 되어야 한다.

‘프로젝트 기반의 학습’과 ‘지속적인 혁신 (Continuous Improvement)’이라는 교육철학으로 졸업을 위한 필수 프로젝트 기반 수업인 SCOPE (Senior Capstone Program in Engineering), ‘Passionate Pursuits’ 라는 학외 활동, 독립 학습(Independent Study), 자기주도학습(Self-Study)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1~3학년 동안 학생 1인당 8~10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4학년의 SCOPE 수업에서는 실제 신제품을 만든다.

▶교수 학생질문 24시간 대기= 학생들은 24시간 언제나 교수에게 전화 등으로 자문을 구할 수 있으며, 교과과정도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정도로 이용자 중심이다.

올린은 ‘교수에 의한, 교수를 위한, 교수의 대학’을 거부한채 변화 추구의 주체를 학생으로 삼았다. 학생이 총장에게 ‘릭’이라는 애칭으로 부를 정도로 권위주의 벽을 허물었으며, 총장이 전교생 309명을 자기 집에 초대할 정도로 인성적 유대감도 깊다.

김평철 넥스트 학장은 지난 5월14~15일 올린공대를 방문해 교육과정을 참관하고, 리처드 밀러 총장과 접견한뒤, “올린공대가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수를 여럿 확보하여 프로젝트 중심으로 가르치고, 기업체와도 직접 협력하는 방식의 학습이 넥스트에서 준비중인 과정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벤치마킹 대상 선정= 올린 공대의 혁신적 시스템은 교과부의 미래인재포럼에서도 거론됐다. 교과부가 2010년 6월 전경련,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과 공동 주최한 이 포럼에서 올린 공대는 ‘산학프로젝트 및 학제간 통합을 통해 공학ㆍ디자인ㆍ비즈니스 등 종합역량을 배양하는 곳’으로 MIT 미디어랩, 스탠퍼드 JPD 등과 함께 가장 모범적인 사례에 올랐다.

리차드 밀러((Richard K. Miller) 올린 공대 총장은 지난해 3월 연세대 송도캠퍼스 미래융합기술연구소 개소때 방한, 키노트 스피치(Keynote Speech)를 통해 “개인마다 가진 다양한 능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융합 교육의 본질”이라며 “커뮤니케이션, 창의력, 리더쉽, 기업가적 사고를 강조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카이스트나 포스텍 보다 수십 년 늦은 2009년에 개교한 UNIST(울산과학기술대)가 세계명문대의 특장점을 융합하겠다며 학부교육과정에서 벤치마킹한 대학이 바로 올린공대이다.

국내 대학과 올린 공대와의 교류는 2007년 한국정보통신대학교가 교환학생 3명을 처음 파견하면서 시작됐다.

심은경이라는 한국명으로 친숙한 캐슬린 스티븐슨 전 주한미국대사의 아들 제임스(James. W)군 다닌 대학으로, 국내에 색다르게 알려지기도 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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