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 남극 세종기지 주변 지역의 인수봉, 아우라지계곡 등 우리식 지명이 남극 고유 지명으로 등재된다. 국토해양부는 국가지명위원회를 통해 제정한 남극 지명 10개를 지난 2일 남극지리정보위원회에 통보해 새로 남극지명사전(CGA)에 올릴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이번에 등재되는 지명은 우리나라 고유 지명에서 이름을 따오거나 지형 특성에 따라 우리 지형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남극 대원들이 ‘북한산 인수봉’이라 부르던 위버반도 남서쪽에 위치한 봉우리는 ‘인수봉(Insubong Hill)’이라고 공식화했다. 두 갈래 얇은 계곡이 만나 해안가로 내려오는 형태가 강원도 정선의 아우라지를 닮은 계곡도 ‘아우라지계곡(Auraji Valley)’이라 정했다.
그밖에 남극 바톤반도의 넓은 고위평탄면은 세석평원, 바톤반도와 위버반도 사이 다양한 모양과 빛의 빙하는 미리내빙하, 위버반도에 위치한 가파른 경사의 장방형 봉우리는 설악산의 울산바위와 비슷해 울산바위봉 등으로 명명됐다.
우리나라가 남극지명사전에 국제지명을 등록한 건 지난해 17개에 이어 두번째로, 이번 등록으로 총 27개 국제지명을 보유하게 됐다. 남극지명사전엔 23개국이 등록한 약 3만7000개 지명이 있는데, 이 중 미국(1만3151개), 영국(4897개) 등 8개국이 93%를 차지할 정도로 남극개발 초기부터 참여한 선진국들이 남극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였다.
이에 정부는 정부는 향후 장보고과학기지를 중심으로 남극 지명 발굴을 확대해나가는 한편 우리 지명 등록을 늘리기 위해 미국, 영국 등과 같이 남극지명위원회 등 별도 조직을 구성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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