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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세 "가계부채 질적 구조 악화…가계대출 증가세는 ‘주춤’
뉴스종합| 2012-07-04 09:37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4일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비은행권 가계대출 비중이 상승하는 등 질적 구조는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권 원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경영인 조찬강연에서 “과도한 가계부채는 우리나라 경제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선제 대응을 해야 한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는 고정금리ㆍ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비중을 늘리고 자체적인 저신용자 채무조정 등 사전 구조조정을 활성화하는 한편 장기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정부는 가계부채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고 개인회생제도를 보완해 가계부채 문제의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부동산 경기 장기 침체로 촉발된 각종 경제 위험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추가 손실 가능성에 대비하고 주택담보대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분할상환 전환ㆍ금리 조정 후 만기연장 등 하우스푸어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2000년 이후 매년 급증하던 가계대출이 올 들어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농협ㆍ기업 등 6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368조298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0.7%(2조4000억원) 느는데 그쳤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올 상반기 가계대출이 각각 0.2% 줄었다.

반기 가계대출 증가율이 1%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가계대출은 2010년 8.0%, 2011년 7.8% 등으로 수년간 큰 폭으로 늘었지만 올 들어 증가세가 꺾인 것이다.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1.8%로 지난해 하반기(3.9%)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집단대출은 1.3% 줄었다. 신용대출 잔액도 지난해 말보다 2조원 가까이 줄어 상반기 73조486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집값이 계속 하락하고 내수가 살아나지 않는 한 가계대출 증가세는 당분간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침체로 가계의 대출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고,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다른 나라보다 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이 높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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