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상반기 북미시장 실적 살펴보니
시장점유율은 9% → 8.9%로 정체
하반기도 제값받기로 질적성장
100만대 목표달성 무난 할듯
현대ㆍ기아자동차 형제가 미국시장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상반기 판매량은 사상최대다. 2년 연속 연간 100만대 판매를 위해 순항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대지진 등에 따른 부진에서 벗어난 일본업체들의 강력한 공세에 점유율은 제자리 걸음을 했다.
▶도요타 약진…점유율 정체(?) 속 판매는 증가=현대ㆍ기아차는 4일 지난달 미국에서 11만5139대를 판매해 작년 같은 달(10만4253대) 대비 10% 판매가 늘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업계 평균 22%에 못 미치는 것으로 판매량 기준 10위권 이내의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BMW(3%), 포드(7%)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다. 이에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6월 9.9%에서 올해 9%로 하락했다.
상반기 전체로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현대ㆍ기아차는 총 64만5376대를 팔아 작년(56만7900대) 보다 판매가 14% 늘었으나, 되레 시장점유율은 9%에서 8.9%로 정체됐다. 미국 자동차 업계가 올해 상반기에 평균 15% 판매 신장률을 기록한 가운데, 현대ㆍ기아차는 이에 약간 밑도는 14%를 나타낸 것이다.
기아차 판매가 18% 늘었지만, 현대차는 10% 밖에 늘지 못했다. 반면 도요타는 상반기에 판매가 29%(전년 동기 대비) 늘어 시장 평균의 약 2배에 달했고, 점유율 역시 12.8%에서 14.4%로 회복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단순히 보면 점유율이 정체된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작년에 일본업체들이 쓰나미 사태로 부진할 때 올라갔던 (우리의)시장점유율이 올해 일본 업체들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하반기도 양적팽장 대신 제값받기로 승부=미국차가 힘을 내고 있고, 일본차 역시 작년 대지진 및 태국홍수에 따른 부진에서 벗어난 만큼 현대ㆍ기아차의 하반기 미국시장 공략은 녹록지 않다.
현대ㆍ기아차는 물량 공세로 맞불을 놓기보다 질적 성장을 통한 수익성 끌어올리기 전략에 주력할 방침이다. 에드몬드 닷컴에 따르면 현대차의 차량 1대당 평균 인센티브(할인)는 지난 4월 기준으로 도요타(1374달러), GM(3339달러), 포드(2373달러) 보다 훨씬 낮은 982달러에 불과하다. 기아차도 1319달러 수준. 이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2922달러), 아우디(1385달러) 보다 적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최근에는 차값도 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4월 신형 아제라(그랜저HG)를 출시하며 가격을 이전 모델에 비해 25% 올렸고, 현재 출시 중인 엘란트라GT(i30)의 가격도 이전엘란트라에서 20% 인상하기도 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미국에서 딜러들이 차를 더 달라고 하지만 그렇게 안하고 있다. 제값받기로 질적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하반기 아반떼 2도어, 신형 싼타페가 새롭게 출시되면 판매가 더 탄력붙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대연 기자>
/sonam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