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기록하지않되 말하는 사진들..열화당 사진문고 ‘이갑철’출간
라이프| 2012-07-04 11:11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이갑철(53)은 우리 땅의 사람과 자연을 스트레이트기법으로, 그러나 웬지 비현실적으로 담아온 사진가이다. 1980년대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그의 일련의 사진들은 날선 주제의식과, 속도감있는 스냅 샷 기법으로 낯설고 독특한 사진세계를 구축했다. 그의 사진 64점을 모은 문고판 사진집이 열화당에서 나왔다.

열화당 사진문고의 서른다섯번째 권으로 나온 책 ‘이갑철’에는 ‘한국인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를 화두로 1984년부터 계속되어온 그의 주요 연작들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즉 색다른 장소나 상황에 대한 호기심, 사진적 순간성을 탐구한 ‘거리의 양키들’을 필두로, 현대도시 속 사람과 사람, 사람과 구조물의 관계에 주목한 ‘도시의 이미지’, 이 땅에 만연한 사회적 불평등과 소외감을 다룬 ‘타인의 땅’ 연작의 주요 작품이 실렸다. 또 우리의 고유한 전통과 문화를 찾아나선 ‘충돌과 반동’, 인간과 자연의 생명력을 담아낸 ‘에너지, 기(Energy, 氣)’ 시리즈의 작업도 수록됐다. 


시인 배문성은 이갑철의 작업에 대해 “존재와 가치, 행동과 생각이 분리되는 시대에, 이갑철은 자신의 작품에서 표현된 마음을 똑같이 일상에서도 구현함으로써 이 둘을 일치시키고 있는 드문 예술가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개인의 영역으로 끌어와 ‘기록’하지 않으면서 ‘말’하려 한 그만의 문법이, 도시 속 사람들의 일상을 담고 있다는 다음 작품들에서 또 어떤 절묘한 순간으로 보여질지 기대된다”고 했다.

사진에 곁들여진 작가 자신의 짧고 진솔한 글을 읽는 묘미도 쏠쏠하다. 1만4000원.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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