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과학기술 정책이 기초 연구에만 치중한 나머지 시장과 괴리될 수 있는 ‘스웨덴 패러독스’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회장 한덕수)는 5일 대전 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대한상공회의소, 포스코경영연구소와 공동으로 ‘세계 산업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6차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프로그램은 ‘우리의 기술경쟁력을 어떻게 높여 나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주요 경쟁국의 과학기술 경쟁력 및 기술혁신 동향과 시사점(이기종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본부장)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의 역할과 과제(정경희 포스코경영연구소 팀장)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현황과 정책적 제언(권혁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선임본부장)에 대한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정경희 팀장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액이 세계 2위인 스웨덴이 시장과 괴리된 기초연구에 치중하면서 주요 기업의 경쟁력이 저하됐던 사례가 있다”며 “선진국 대비 R&D 절대 투자금액이 부족한 우리나라도 최근 기초과학 투자를 늘리고, 응용ㆍ개발 투자를 줄이는 경향이 있는데 ‘스웨덴 패러독스’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R&D 투자 확대에도 불구, 중소기업 자체 R&D 투자 증가율은 둔화되고 기술수준 정체도 지속되고 있다”며 “이는 직접적인 재정 지원으로 중소기업의 혁신을 유도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음을 의미하며, 중소기업 스스로 R&D 혁신을 이뤄낼 수 있도록 세제 정비, 규제 완화 등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기종 본부장은 “OECD에 따르면 중국은 기초연구와 개발연구의 투자비중이 4:83으로 한국(18:62)보다 개발연구 비중이 월등히 높아 우리나라를 급속히 따라잡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우리도 개발연구에 보다 전향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혁천 선임본부장은 주성엔지니어링, 크루셜택, 국순당, 엔브이에이치코리아 등 국내 강소기업의 혁신사례 분석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R&D 혁신 애로해소를 위해서는 인력ㆍ역량ㆍ인프라 등을 외부에서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최적의 해법은 독일식 또는 핀란드식의 산ㆍ학ㆍ연 공동연구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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