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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첫번째 대선관문, 호남에서 김두관 평가는?
뉴스종합| 2012-07-09 09:47
[헤럴드경제(광주ㆍ해남)=양대근 기자ㆍ손수용 인턴기자]“마치 DJ(고 김대중 전 대통령)가 유세했을 때를 보는 것 같았다.”

9일 해남을 찾은 한 중년 관광객의 말이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전날 전남 땅끝마을에서 열린 자신의 대선 출정식을 성황리에 마쳤다. 행사장인 해남군 송지면 공용주차장에는 주민과 지지자뿐아니라 관광객까지 포함해 60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몰렸다.

하지만 김 전 지사를 바라보는 호남인들의 속내는 엇갈렸다. 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적임자로 그를 평가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확실한 지지의사까지 표현하지는 않았다. 호남은 민주통합당의 최대 지지기반이자, 대선 주자들이 본선에 직행하는 제1차 관문으로 통한다. 유독 민주당 주자들이 호남 민심에 촉각을 기울이는 이유다.

일단 김 전 지사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이 마을 출신 김진성(73)씨는 “DJ가 옛날에 여기서 유세할 때 사람들이 도로 끝까지 정말 많이 몰렸다. 오늘 보니까 그때로 돌아간 것 같다”며 김 전 대통령을 추억했다. 그는 “(김 전 지사가) 이런 시골까지 내려와서 중요한 행사를 해주니 고맙다”고 덧붙였다.

광주에서 행사를 보기 위해 내려온 최대강(50)씨도 “김 전 지사는 서민지향적이다. 태생부터 서민적이고 묵직하고 뚝심있는 이미지를 가졌고 아래서부터 올라온 그의 행보를 통해 서민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당장 당내에서 문재인 후보와의 경쟁이 쉽지 않겠지만 뚝심있고 묵직한 그가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호남인들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아쉬움을 들며 평가를 보류하기도 했다. 전주에서 관광차 가족들과 함께 온 윤순인(64)씨는 “호남이 노 전 대통령을 절대적으로 밀어줬는데 결국 당선된 이후 오히려 호남을 홀대했다”면서 “이번에도 선거때만 반짝 호남을 얘기하다 식어버릴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4ㆍ11 총선 과정에서 ‘친노(노무현계) 진영’이 공천을 독식하고 호남을 홀대했다는 주장이 불거지면서 호남 민심이 부쩍 나빠졌다는 평가다.

광주에서 만난 대학원생 안모(31)씨는 “호남사람들이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 예전엔 당을 많이 봤지만 이제는 실리적인 면도 더 고려한다”면서 “박근혜 후보를 뽑는 게 호남 발전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호남인들이) 박 후보에게 지지표를 던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김 전 지사가 호남에서 출마를 선언하면서 유력 후보들간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쟁탈전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아침 5ㆍ18 국립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호남 민심 잡기에 돌입했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호남의 지지를 받는 건 당내 대선 후보 모두의 절박한 과제일 것”이라며 “호남 시민들에게 김두관이 제일 확실한 후보라는 점을 알리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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