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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넘어서 노래 잘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
엔터테인먼트| 2012-07-11 10:22
개성 넘치는 역할로 드라마 입문
배우로서의 책임감·섬세함 배워
“잘꿴 첫 단추…깊은 연기도 욕심”
지난달 싱글 음원 ‘바보라서’ 발매
감미로운 발라드 가수로도 한발


오디션 프로그램 수가 무한증식하면서 이들이 배출한 많은 루키의 장래에 대한 궁금증도 덩달아 커졌다. 스타로 육성되느냐, 한낱 무대의 추억을 지닌 끼 많은 일반인으로 살아가느냐는 개인 차원의 문제를 넘어 시청자팬과 제작진이 함께 나누는 고민과 관심거리다.

MBC ‘위대한 탄생’(이하 위탄)에서 매번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미러클맨’으로도 불린 손진영(27).

최근 끝난 MBC 월화극 ‘빛과 그림자’에서 신정구(성지루 분)의 수족 홍수봉 역을 맡아 드라마 연기에 입문한 그는 ‘오디션 출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내보였다.

앞서 먼저 연기를 선보인 슈퍼스타K 출신 서인국(KBS 사랑비, tvN 응답하라 1997)과 강승윤(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과는 확연히 결이 다른 성격파 배우로서 성장할 가능성이다.

최근 서울 중구 헤럴드경제 본사에서 만난 손진영은 “첫 작품이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만한 드라마를 다음에 만날 수 있을까 걱정도 앞선다”며 종영을 못내 아쉬워했다.

그는 지난해 11월부터 7월여 넘게 ‘동거동락’하다시피 한 출연배우와 스태프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팀워크가 워낙 좋아서 종영의 아쉬움이 더 크다고 했다. 특히 주연배우 안재욱, 함께 촬영하는 장면이 많았던 성지루를 향해서 무한 애정을 드러냈다.

우락부락한 외양에 어울리지 않게 눈물이 많은 풍부한 감성의 소유자 손진영은 “뮤지컬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개성 강한 외모와 반전 성격은 영화, 드라마, 음악, 뮤지컬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부여한다. 
사진=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성지루 선배님을 받쳐주는 일만 생각했어요. 팔도 사투리를 다 할 줄 아는 몇 안되는 분이에요. 그 분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연기해야 하는데…’라고 다짐했어요.”

안재욱으로부터는 주연으로서 극과 촬영장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책임감과 섬세함을 배웠다.

“제가 가르마를 다른 방향으로 바꾼 후 아무도 못 알아봤는데 안재욱 형이 ‘수봉이 너 가르마 바꿨더라’고 아는 체 해줬어요. 그러니까 사랑할 수밖에 없죠. 제가 약 먹어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안재욱이 머리숱 때문에 여성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손진영이 사랑한다고 고백해서 부담스러웠다고 농담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한 번은 멀뚱멀뚱 서 있기 뭐해서 대본에는 없는 춤연습을 하는 연기를 했는데, 안 선배가 그 부분을 봤더라고요. 다시 한번 감동받았습니다. 주인공이라 대사량도 많았는데 대본 한 권을 다 외우는 것 같아요.”

그는 “안 선배가 ‘위탄’에서 제게 투표했다면서 언젠가 볼 거 같은 예감이 들었다고 했는데, 실제로 드라마로 만나게 됐다”며 ‘안재욱바라기’가 될 수밖에 없던 남다른 인연을 소개했다.

손진영은 자신의 분량 중 대마초 파동에 연루돼 취조받은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을 장면으로 꼽았다. 담배조차 피우지 않는 수봉이 억울하게 끌려가 취조실에서 폭행을 당하는 장면이다.

“취조실에서 엄청나게 맞는데, 신기한 게 진짜 ‘울컥’하더라고요. 감정이입이 돼 진짜 억울한 감정이 순간적으로 올라왔어요.”

‘위탄’의 멘토이자 현 소속사(부활엔터테인먼트) 대표인 부활의 김태원으로부터 “너는 배우해야 해”라는 칭찬도 들었다.

김태원은 그의 저서 ‘우연에서 기적으로’에서 손진영을 선택한 이유를 ‘연기 잘하는 가수’가 아닌 ‘노래 잘하는 배우’로 만들려는 목표가 있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손진영은 “선생님이 갖고 있는 기대치에 꼭 부응할 것이다. 일주일 전만 해도 ‘음악이 위로가 되고, 음악 뿐이다’고 인터뷰 했었는데, 하루가 다르게 마음이 확고해지는 거 같다. 첫 단추를 끼웠으니 선생님 가르침을 받아들여 ‘노래 잘하는 배우’가 될 것이다. 깊은 연기까지 하고 싶다”며 거듭 다짐했다.

손진영은 한서대 연극영화과를 중퇴한 후 음악에 대한 갈증으로 각종 오디션을 치른 끝에 이제는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위탄’에 참가했다. 1차 예선에서 탈락한 그를 김태원이 ‘부활’시켜 결국 결선에서 4등까지 올려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때 손진영을 응원하는 현수막을 눈여겨본 이주환 MBC 드라마국장이 ‘빛과 그림자’의 홍수봉 역에 그가 제격이라고 여겨 발탁했다.

손진영은 그의 장기인 감미로운 발라드 음색을 살린 싱글 음원 ‘바보라서’를 지난달 발매했다. 또 다른 록발라드 곡도 녹음까지 마쳤다. 일반인에서 스타로, 가수에서 연기자로의 경계선에 놓인 그는 ‘노래 잘하는 배우’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중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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