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철의 여인’심상정, 혼수상태 통진당 되살려 낼까?
뉴스종합| 2012-07-11 11:42
새 원내대표 선출 불구 지지기반 약한 ‘비주류 내 비주류’
이석기·김재연 제명 등 과제 산적


심상정 의원이 10일 만신창이가 된 통합진보당의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오랜 동지인 노회찬 의원이 심 의원 추대를 제안하면서 극적으로 원내대표에 올랐다.

심 원내대표는 주변의 축하인사에 머뭇거렸다. 비례대표 부정 경선 파문, 잇단 종북 논란과 야권연대 파기 위기를 맞은 통진당은 이미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 원내대표도 없이, 법안 한 건 등록하지 못한 채 한 달여를 정처없이 떠돈 ‘식물정당’이다. 심 원내대표는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심 원내대표를 그저 기쁜 마음으로 축하하는 이도 없는 듯했다. 당장 구당권파는 이번 의총의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구당권파인 김미희 의원은 “반쪽짜리 의원단 총회는 원천무효”라고 반발하고, 이석기 의원도 “이번 원내대표 선출을 한 의원총회는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심 원내대표의 어깨를 짓누르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다음주 들어설 새 지도부가 그의 짐을 덜어줄지, 또다른 압박으로 작용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우선 이석기ㆍ김재연 의원의 제명 문제를 종결지어야 한다. 심 원내대표는 “가급적 빨리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사퇴한 윤금순 의원에 이어 의원직을 승계한 서기호 의원도 출당에 찬성하고, 중립 성향인 정진후ㆍ김제남 의원도 심 의원에 한 표를 던진 만큼 두 의원의 제명을 위한 의총에서 재적의원의 과반(7명)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구당권파의 반발은 두고두고 그가 풀어야 할 숙제다. 두 의원이 무소속 의원이 되더라도 이들에 대한 새누리당ㆍ민주통합당의 자격심사 합의에 대해 방관하고 있을 수도 없는 형편이다. 민주당과 야권연대를 회복하면서 자격심사에는 반대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감행해야 한다.

더군다나 심 원내대표의 당내 지지기반은 열악하다. 통진당의 진성당원 5만8000여명 중 심상정계로 분류되는 통합연대파는 2000여명에 불과하다. 당내 비주류 중의 비주류인 셈이다. 지난 총선에서 통진당을 지지했던 200만명 유권자가 심 원내대표에 거는 희망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상식이 통하는 정당’의 회복이다. ‘비주류 내 비주류’인 그가 그동안 보여온 역동성과 상식을 믿기 때문이다.

“그동안 준비해온 민생정치의 진면목을 제대로 보일 수 있도록 속도를 내겠다”는 심 원내대표의 말에 진보의 부활을 기대해본다.

<김윤희 기자>
/worm@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