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경찰청 지하철경찰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6월말 현재까지 지하철 성범죄는 총 465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3건(33.4%) 줄어든 수치. 특히 465건 가운데 신체접촉은 247건, 신체촬영은 218건이었다.
또 분기별로 보자면 127건이 발생한 1~3월과 비교해 4~6월에는 338건으로 유난히 많은 지하철 성범죄가 발생했다. 1분기(1~3월)보다 166% 증가한 수치다.
또 주목할 점은 몰래카메라 촬영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몰래카메라로 여성의 신체 일부를 촬영한 건수는 1분기 32건에서 2분기(4~6월) 186건으로 481% 늘어났다.
몰래카메라의 종류와 형태도 천차만별이다. 최근에는 기상천외한 방법까지 동원해 여성의 은밀한 부분을 노리고 있다.
회사원인 A(35)씨는 지난 4월23일 퇴근시간 무렵, 지하철 2호선 사당역에서 낙성대 구간 전동차 내 등에서 미니스커트를 입은 여성들의 치마 속을 촬영하다 불구속 입건됐다.
A씨가 사용한 카메라는 놀랍게도 ‘운동화 카메라’. USB카메라 상단을 흰색 종이로 감싼 뒤 렌즈부분에 구멍을 내고 오른발 운동화 신발끈 사이에 집어넣어 만들었다.
B(29)씨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다. 그는 5월14일 출근시간 때 1호선 서울역 대합실에서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의 뒤를 따라가며 카메라가 내장된 손목시계로 하체부위를 촬영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볼펜형 몰래카메라도 등장했다. C(29)씨는 2호선 사당역 에스컬레이터에서 원피스를 입은 여성 뒤에 선 뒤 검정색 다이어리 사이에 검정색 볼펜형 카메라를 끼워 치마 속을 촬영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성추행이나 몰래카메라 등과 같은 지하철 성범죄가 발생할 시 불쾌감을 표시하고 몸을 돌리는 등의 대처가 필요하다”며 “112에 즉시 신고하거나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몰래카메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계단과 에스컬레이터 이용시 가방을 이용해 몸을 가려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 2분기까지 발생한 지하철 성범죄는 2호선이 189건(40.6%)으로 가장 많으며 시간대로 살폈을 땐 출ㆍ퇴근시간대(48.8%·127건)가 압도적이었다. 범죄는 주로 전동차 안(50.5%ㆍ235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요일별로는 ▲금요일(19.8%·92건) ▲수요일(19.6%·91건) ▲목요일(18.7%·87건) 순으로 많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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