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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악의 가뭄…애그플레이션 우려 고조
뉴스종합| 2012-07-12 10:39
[헤럴드경제=김현경기자]미국의 극심한 가뭄이 이어지면서 ‘애그플레이션(곡물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년만에 최악의 가뭄이 미국을 강타하면서 세계 경제가 최근 5년 중 세번째 ‘식량 인플레이션’을 맞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지난 2007~2008년 식량 위기와 2010~2011년 러시아의 식량 수출 금지 조치 때와 같은 곡물 가격 폭등이 우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농무부(USDA)는 11일 발표한 월별 보고서에서 올해 옥수수 경작지 1에이커(4046㎡)당 수확량을 146부셸(1부셸=옥수수는 25.4㎏, 소맥ㆍ대두는 27.2㎏)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달보다 12% 낮춘 값으로 1988년 가뭄 이래 최대폭의 하향 조정이다. 옥수수 재고량은 지난달보다 37% 적은 11억8300만부셸로 예상했다. 미 농무부는 소맥과 대두 재고량도 각각 6억6400만부셸, 1억3000만부셸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예측치는 각각 7억1800만부셸, 1억4100만부셸이었다.

미국은 세계 옥수수 수출 시장의 절반, 대두 수출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요 공급자다. 전 세계 곡물 생산량의 17%를 차지하는 미국의 작황이 나빠지면 세계 식량 시장은 곧바로 타격을 받게 된다. 미 농무부가 발표하는 작물 수확 예상치를 국제 식량 시장의 가늠자로 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업체 RJ 오브라이언의 리차드 펠츠 부사장은 “미국의 낮은 작황이 식량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높이고 있으며 이는 세계 경기 회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곡물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11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옥수수 가격은 부셸당 7.855달러까지 올라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해의 7.9975달러에 근접했다. 대두 가격도 10일 16.79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인 16.795달러에 육박했다. 한 달 새 옥수수 가격은 30% 넘게 올랐고, 소맥 가격도 20% 이상 상승했다.

유엔(UN) 식량농업기구(FA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연간 식량전망보고서에서 “적어도 2012년까지 향후 10년 간은 식량 가격이 지난 10년에 비해 10~30% 정도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또 연료와 비료의 가격이 오르고 있는데다 2021년까지 전세계 사탕수수의 3분의 1 이상, 식물성기름의 16%, 옥수수의 14%가 식량이 아닌 연료로 사용되는 등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것도 농산물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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