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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집사 비리 의혹’…靑ㆍ檢 애매모호한 행보만
뉴스종합| 2012-07-16 09:46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김희중 청와대 제1부속실장을 둘러싼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거의 뚜렷한데도 검찰과 청와대 어느 쪽에서도 공식적인 사실 확인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검찰은 금품수수 관련설이 나올 때마다 ‘사실과 다르다’는 발표만 반복하고, 당초 김 실장을 불러 조사하겠다던 청와대는 “사표를 냈다”며 발을 빼고 있다.

김 실장과 관련된 의혹은 가장 먼저 과연 돈을 받았냐는 것이다. 당초 임 회장으로부터 돈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검찰은 16일 “김 실장이 임석으로 부터 수 천 만원을 받았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현재 김 실장은 링거를 맞을 정도로 건강이 나쁘다는 게 청와대 주변의 전언이다. 즉 의혹이 커지고 있는데도 적어도 검찰이 김 실장을 직접 불러 조사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결국 사실확인을 위한 조사를 제대로 하지도 않았는데 사실과 다른 점을 확인해주고 있는 셈이다.

김 실장이 지난 주 과연 휴가중이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에 출근을 하지 않았느냐도 논란이다. 이는 청와대가 이번 사태를 사전에 인지했는 지 여부와 직결된다.

청와대는 13일 사태가 터지자 김 실장이 신병 때문에 휴가중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대통령과 한몸처럼 움직여야할 김 실장이대통령이 휴가중도, 해외순방중도 아닌 때 느닷없이 휴가를 갈 리 없는 없다는 평가가 많다. 이같은 관측은 검찰 주변에서 이달 초부터 김 실장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었다. 검찰이 김 실장 관련 첩보를 민정수석실에 보고했다면 청와대가 앞서 김 실장에 대한 조치를 취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휴가가 분명하다”며 이같은 관측을 강력히 부인했다. 이는 결국 저축은행 비리에 민감해야할 청와대가 언론보도 전까지는 검찰 쪽 정보에 깜깜했다는 뜻이된다.

청와대의 애매한 행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13일 오전 청와대는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휴가중’인 김 실장을 직접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해 밝히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 실장은 청와대 조사에 응하지 않고, 이날 오후 유선상으로 사의만 밝혔다. 이전 김찬경 미래저축은행회장으로부터 금괴를 받은 K행정관 사건이 터졌을 때, 청와대는 사직을 하면 내부조사도 할 수 없다며 대기방령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직을 순순히 받아들이며, “민간인 신분이 됐기 때문에 내부조사를 못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가 조사하면 검찰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준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며 또 한 발 옆으로 피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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