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짜고 친 고스톱?…시중銀까지 조사 확대
뉴스종합| 2012-07-18 11:48
증권사 10곳 정조준 전격조사
공정위, 명확한 증거확보 자신감

시중금리 떨어져도 3.54% 고수
높은 CD금리 이익 보는건 은행
‘한국판 리보조작’ 확전 주목



공정거래위원회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여부를 밝혀내기 위해 10개 증권사를 현장 조사하자 금융권이 초긴장 국면에 들어갔다. CD 금리의 담합을 통한 조작에 대해 공정위 조사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금융감독원의 시중은행 조사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공정위 조사가 증권사의 자진 신고에 의해 이뤄졌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이미 증거 확보?=공정위 카르텔조사국 조사담당관들은 17일 오전 증권사들의 본사를 방문해 현장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 조사관들이 한두 곳도 아닌 10개 증권사를 정조준해 전격 조사에 들어간 것은 명확한 담합 증거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공정위의 ‘리니언시’ 제도를 활용해 금융기관들 가운데 어느 한 곳이 공정위에 자진신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자신 있게 수사에 들어갈 수 있던 것 역시 자진신고로 인해 확보된 증거가 배경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공정위는 최근 변동금리부 대출 등 금융 분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변동금리대출 이자를 부당하게 올려받은 지역 조합들이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CD금리는 지난 4월부터 다른 시중금리가 떨어지는 가운데도 3.54%를 꿋꿋이 유지했다. CD금리는 증권사 10곳이 금융투자협회에 금리를 보고해 평균값으로 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고의성을 갖는다면 얼마든지 금리에 개입할 수도 있는 구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CD금리 담합 여부를 밝히기 위해 17일 10개 증권사를 현장조사하면서 금융권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금감원도 조사 돌입?=증권사들은 이번 공정위 조사가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가 거의 없다는 것에 근거, 담합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실제로 공정위가 조사한 증권사는 유진ㆍ대신ㆍ리딩ㆍ메리츠ㆍ부국ㆍ한화ㆍHMCㆍKBㆍKTBㆍLIG투자증권이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인 CD금리가 높을수록 이득을 보는 곳은 은행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정위가 은행 계열 증권사의 담합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미 어느 정도 조사가 진척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따라서 공정위가 10대 증권사 일제조사라는 무리수를 둔 만큼 금감원의 은행권 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라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공정위 조사가 이제 시작단계지만 담합이나 조작의 단초가 드러날 경우 파장은 금융계 전체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영국에서 벌어졌던 은행 간 금리(리보) 조작 사건이 한국판으로 벌어질지 공정위 조사 결과에 금융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정식 기자>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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