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일반
비우량 회사채 하반기 만기집중…자금난 더욱 어려워질 듯
뉴스종합| 2012-07-25 09:00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비우량 기업들의 회사채 만기가 올해 하반기에 대거 몰려 있어 부도 위험에 ‘빨간불’이 켜졌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쏠린 탓에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어 자금난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BBB+’ 이하 등급 회사채 만기 물량은1조7950억원에 이른다. 이는 상반기보다 75.6% 급증한 규모다.

올해 상반기 전체 회사채 만기는 사상 최대 규모인 26조5790억원이었다. 그러나 이 기간 ‘BBB+’ 이하 등급 회사채 만기는 1조220억원으로 3.8%에 불과했다.

하반기 ‘BBB+’ 이하 등급 회사채는 전체 회사채 만기 물량 14조1550억원의 12.7%에 해당한다. 회사채 만기 전체 물량은 상반기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BBB+’ 이하 등급은 오히려 대폭 증가했다.

‘BBB+’ 이하 등급 회사채는 주로 부실 대기업이나 신용등급이 낮은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 발행한다. 하반기에 만기를 맞는 비우량 회사채는 재무구조가 탄탄하지 못한 기업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금확보를 위해 발행한 물량으로 추정된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2009년 상반기에 회사채 발행 여건이 개선돼 우량 회사채가 많이 발행됐고, 하반기에는 심리가 개선돼 ‘BBB’ 이하 등급 발행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에는 경기둔화와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으로 비우량 회사채 발행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은 상반기에 건설, 해운, 조선 업종을 중심으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하반기에도 세계적인 경기 둔화 움직임에 따라 추가로 신용등급이 조정되는 기업들이 속출할 가능성이 있다.

또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실적이 올해 상반기 200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은행권 대출 여건도 악화돼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기업의 자금난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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