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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지표 빨간불… 2%대 추락 불가피
뉴스종합| 2012-07-26 10:10
[헤럴드경제=조동석ㆍ하남현 기자]소비ㆍ투자ㆍ수출ㆍ수입 모두 적신호가 커졌다. 소비는 둔화하고 설비투자는 대폭 줄고 수출입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나온 지표다.

올해 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4분기부터 우리 뿐 아니라 세계경제가 비포장도로에 들어왔다”고 진단했다.

▶성장률 반토막 왜?= 2분기 성장률을 놓고 보면 한국경제가 급격한 둔화국면이란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의 재정투입 계획 발표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사전조치란 점이 드러나고 있다.

1분기에는 소비와 투자가 성장률을 지탱해줬다. 2분기에는 사정이 달라졌다. 성장률 둔화의 이유는 내수부진과 수출보다 더 큰폭으로 감소한 수입에서 찾을 수 있다.

2분기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전기대비 -0.2%포인트다. 전분기에는 1.3% 포인트였다. 이중 1분기 0.5%포인트를 기록했던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는 0.3%포인트로 하락했다. 꽉 닫힌 소비심리를 보여주고 있다.

1분기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2분기에는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유로존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기업들이 투자를 미루다가 올 1분기 단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분기에 기업들의 여력이 없을 수밖에 없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서 2분기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건설투자는 이 추세를 이어가기 힘들 전망이다. 김 국장은 “4대강 사업이 거의 완료됐고 정부의 예산지출도 SOC(사회간접자본)에서 복지로 이동하면서 건설투자는 앞으로도 밝은 전망을 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순수출(수출-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전분기 -0.5%포인트에서 2분기 0.6%포인트로 개선됐다. 수출이 늘어나서가 아니라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탓이다. ‘불황형 흑자’는 이미 고착화됐다.

▶2%대 추락 가능성= 전기대비 1분기와 2분기 성장률은 각각 0.9%, 0.4%다. 이대로라면 올 성장률은 2%대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올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3.5%에서 이달 3.0%로 크게 낮췄다. 그러면서 2%대 추락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경제전문가들은 2%대 성장을 기정사실화했다. 3%대 성장은 유로존 위기가 가라앉는다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위기가 다시 고조된데다 우리의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마저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경기악화도 부담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초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0%로 낮췄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수출이 제역할을 하기 어렵다. 내수가 받쳐줘야 하는데 모두 안좋은 상황으로 보인다”면서 “가장 큰 변수는 유럽인데, 하반기 이후에도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는 당분간 바닥권에서 오랫동안 머무는 L자형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은 “지난해 4분기 큰 웅덩이에 빠졌다가 올 1분기에 빠져나왔다. 그러나 2분기에 또다시 웅덩이에 빠졌다”면서 “사람들이 (위기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하반기는 지금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분기가 바닥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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