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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경 스님 “얼음덩어리를 깨는 건 바늘 하나면 족해”
라이프| 2012-07-31 09:13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현대사회는 틀에 꽉 짜인 삶을 요구하는데 바늘 틈 만큼만 벌여놓으면 인생이 좀 편안해지지 않겠느냐는 생각입니다.”

서산 부석사 주지이자 역삼동 청소년 수련관 관장인 주경 스님은 에세이집 ‘마음을 천천히 쓰는 법’(마음의숲)의 출간과 관련, 30일 인사동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발짝 물러난 삶, 천천히 사는 법을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즉 커다란 얼음덩이를 깨는 건 묵직한 정이 아니라 바늘 하나면 족하듯 변화도 작은 데서 시작한다는 얘기다. 

수행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그 역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빠름을 쫒았다. 86년 출가한 뒤 해인사 시절엔 별명이 ’소나기‘일 정도로 급했다. 90년부터 컴퓨터 작업을 하고 전자수첩을 쓸 정도로 ‘얼리 어덥터’였지만 이젠 남들이 저 만치 앞서 간 다음 바꿀 정도로 느리게 쫒아간다. 빨리, 정확히 사는 게 좋은 것 만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기때문이다.

”천천히 마음을 쓰는 것은 주위를 찬찬히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관심있게 꼼꼼히 살펴보면 안목이 트이고 보는 능력도 생기지요.”

그는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마음의 병도 사람들이 천천히 마음 쓰는 법을 배우지 못해 생겨난 일이라고 했다.

“산에 송이버섯이 사람 발길이 닿지않는 곳에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손과 발이 닿는 바로 옆에 있습니다. 주위 작은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가치를 발견하는게 중요합니다.”

갈 곳 없는 아이들과 절에서 살면서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많은 스님은 청소년 템플스테이를 진행하며, 사소하지만 좋은 기억을 통해 풍부한 감성을 깃들게 하는데 힘쓰고 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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