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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거래일간 1조5000억 사들인 외국인 매수주체는 유럽계
뉴스종합| 2012-08-01 07:41
[헤럴드경제= 강주남 기자] 최근 사흘간 총 1조 5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한 외국인 자금은 유럽계 자금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2월 처럼 유럽계 외국인 자금의 유입을 바탕으로 코스피(KOSPI)가 2000선까지 빠른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12월 1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소식으로 장중 1750선까지 급락했던 KOSPI는 지난 1월, 국제신용평가사인 S&P의 유로존 국가들에 대한 신용등급 강등이후 연속적으로 이어졌던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올 3월14일 2057포인트까지 급등했다. 지난 1월 3일부터 2월 29일까지 KOSPI 시장에서 외국인은 총 10조6200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한 바 있다. 

1일 박중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KOSPI 외국인 순매수의 주체는 지난 1~2월에 나타났던 것과 같이 유럽계 자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며, 유럽발 안도감으로 지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8월중에는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규모면에서 KOSPI 외국인 순매수의 주축을 이루는 자금이 북미계와 유럽계 자금인데, 2011년 이후 이 두 곳의 자금은 매매동향에서 뚜렷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미계 자금이 월간 순매수(매도)의 변화폭이 크지 않은 가운데 완만한 우상향 흐름(누적)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유럽계 자금은 유럽 상황에 따라 매매동향이 크게 변화하면서 높은 변동성을 보여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6일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의 ‘유로화 지지 발언’이 있은 직후부터 대규모의 외국인 순매수세 3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는 모습은 마치 지난 1~2월 외국인 순매수 행진 당시와 흡사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외국인은 전일 삼성전자 주식 2902억원 어치를 순매수 한 것을 비롯해 기아차, 삼성중공업, LG화학,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신한지주 등 한국증시의 업종 대표주를 골고루 순매수했다.

다음은 보고서 내용.

▶유럽계 자금의 순매수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이유 4 가지=현재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드라기 총재의 발언을 통해 형성되기 시작한 유럽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ECB회의(현지시간 2일)에서의 정책 제시를 통해 강화되면서 위험선호 경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당사는 8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국채매입프로그램(SMP)의 재개’와 ‘3차 LTRO’의 시행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스페인 등 위험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다시 살아나는 것은 물론 자금 사정이 넉넉한 독일이나 프랑스와 같은 나라들의 자금이 한국 증시로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판단한다. ECB의 초단기 예금에 남아 있는 자금의 75%는 독일과 프랑스, 네덜란드 등 자금사정이 양호한 국가들의 자금이다. 

유럽 위기감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부동화 되어 있는 이들 자금이 ECB의 정책제시를 통해 유럽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경우 KOSPI와 같은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유럽발 안도랠리가 있었던 지난 1~2월에도 영국을 포함해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의 자금이 유럽계 자금의 주축을 이루며 KOSPI로 유입되었다. 특히 7월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ECB예금에 대한 이자를 기존 0.25%에서 0%로 낮춘 상황이라 자금이 이동할 유인은 더욱 커졌다.

둘째, 1~2월과 같이 영국계 자금도 대규모로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이다. 지난 1~2월 영국계 자금이 외국인 순매수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던 배경 가운데 하나는 영국 중앙은행(BOE)이 2011년 10월부터 재개한 2, 3차 양적완화 조치(각각 750억, 500억 파운드)였다고 판단한다. 유럽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실시 초기부터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지는 않았지만 유럽에 대한 안도감이 발생함과 동시에 KOSPI와 같은 위험자산으로 투자처를 찾아 자금이 이동했다고 생각한다.

BOE는 7월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500억 파운드 규모의 양적완화 정책을 7월부터 4개월간 추가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과거 영국의 양적완화 기간 나타났던 KOSPI로의 자금 유입을 감안할 때(그림 5), 8월에도 영국계 자금의 유입 가능성이 높다고판단한다.

셋째, 외국인 순매수의 지속을 예상하는 또 다른 이유는 아시아 통화의 강세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7월 27일부터 나타나고 있는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는 한국 뿐 아니라 인도, 대만,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대표 증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아시아 증시로 자금이 동시에 유입되고있는 것은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의 강세에 대한 외국인들의 베팅일 가능성이크다고 판단한다. 8월 ECB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유로화 가치를 안정시킬 조치들이발표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며, 이는 상대적으로 달러 약세, 아시아 통화 강세를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유사한 상황이 지난 1~2월 유럽발안도랠리에서도 나타났다. 더욱이 FOMC가 QE3를 포함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추가로 내놓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ECB나 BOE 역시 추가적인 통화팽창 정책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아 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통화팽창의 필요성이 적은아시아 통화의 강세 현상은 추세적인 현상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국내 경기모멘텀 역시 외국인들의 KOSPI 순매수를 이끄는 유인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전일 발표된 국내 경기선행지수순환변동치는 전월대비 상승하며 100을 기록했다. 과거 국내 경기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저점을 형성하고 상승하는 구간에서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나타난 적이 많았다는 경험적 정황으로 미루어볼때, 당분간 외국인들의 KOSPI 순매수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외국인 어떤 업종을 살까?=3거래일 동안 계속된 외국인 순매수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집중 순매수이다. 업종별 시가총액 비중을 고려할 경우, 전기전자만 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전체 외국인 순매수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기다리는 이벤트(ECB 통화정책회의)의 결과를 알 수 없는 탓에 여러 업종 중에서 이익 가시성이 높고 시가총액 비중이 큰 전기전자와 자동차 업종의 순매수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기대했던 국채매입프로그램(SMP)이나 3년만기 장기대출프로그램 등이 시행된다면 보다 큰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의 신용등급 강등이후 랠리가 펼쳐졌던 지난 1월을 살펴보면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베타가 높은 업종인 화학, 조선, 은행, 증권주들의 순매수 비중을 높여 갔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현재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 순매수가 유럽계일 가능성이 높고, 1~2월에 유입된 자금과 성격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다소 이익 가시성이 떨어지더라도 유럽에 대한 우려감으로 주가가 크게 위축되었던 화학, 조선 업종으로 외국인 순매수세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한다.

/nam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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