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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잊은 그들…남들이 놀때 더 바쁜 이들의 아름다운 땀
뉴스종합| 2012-08-02 00:08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강렬한 햇볕과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다. 모두들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산으로, 바다로 나가는 사이, 텅 빈 작업장에서 오히려 더 바쁜 이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직원들이 자리를 비워야만 작업을 할 수 있는 설비 보수팀이다.

2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공무지원팀은 오는 6일부터 1주일간 골리앗 크레인과 해상 크레인 등 조선소 내 주요 시설에 대한 보수 작업을 진행한다. 이들이 작업을 진행하는 기간은 바로 조선소가 개점휴업을 하는 휴가기간. 즉 공무지원팀은 텅 빈 도크에서 작업을 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공무지원팀 직원들이 경남 거제에 있는 옥포조선소에서 휴가철을 맞아 생산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이들이 휴가기간 동안 작업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보수 대상 장비가 워낙 고가이다 보니 평소에는 보수를 위해 장비를 세워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형 선박 건조과정에 필요한 골리앗 크레인의 경우 하루 이 크레인을 세워두면 매출 500억 원 만큼 손해를 본다는 게 대우조선해양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크레인 설비를 위해서는 다른 직원들이 쉬는 여름휴가나 설날, 추석 등 명절 연휴 등을 활용할 수 밖에 없다. 이에 공무지원팀 직원들은 여름휴가는 물론, 명절에 부모님이나 일가친척을 찾아뵙기도 힘들다는 후문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조선소 내 설비관리를 담당하는 공무부가 이번 휴가철을 맞아 조선소 야드 내 도로의 아스콘 포장 및 도색을 하기로 했다. 또 전기나 에어, 가스 등을 공급하는 유틸리티지원부 역시 선박의 의장 작업을 마무리하는 암벽을 돌며 관련 설비들을 점검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공무부나 유틸리티지원부 등은 직원들이 휴가를 다녀온 후에도 업무가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설비를 보수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휴가나 연휴 등 다른 직원들이 쉴 때 더 바쁜 부서”라고 했다.

철강사의 경우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더욱 바빠지는 사람들이 있다. 사내 직원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건강관리팀이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건강증진팀은 지난달 9일부터 오는 27일까지 한달 반 동안 의사, 간호사, 산업위생관리기사로 구성된 진료팀을 공장별로 보내 혹서기 순회진료활동을 진행 중이다.

고온에 지속적으로 노출돼야 하는 제철업의 특성상 여름 무더위는 작업현장의 ‘최악의 적’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포스코는 현장 순회진료활동을 통해 체력이 약해진 직원들을 진료하는 한편 건강상담, 여름철 질병 예방교육, 현장 위생관리 지도 등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포스코 관계자는 “여름 무더위 탓에 직원들의 건강이 안 좋아지면 이는 생산차질이나 불량률 상승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덕분에 직원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건강증진팀이 여름엔 더욱 바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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