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경기불황이 가교저축은행 매각 작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해 운영 중인 가교저축은행은 예쓰ㆍ예나래ㆍ예솔 등 3곳으로, 물건을 내놔도 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그나마 ‘5전6기’ 끝에 인수자를 찾은 예쓰저축은행의 경우 금융당국의 강화된 심사로 최종 인가가 미뤄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지난 5월 예쓰저축은행(전북ㆍ으뜸ㆍ전부ㆍ보해)을 인수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삼호산업에 대해 3개월째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 구조조정 이후 예전보다 심사가 길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삼호산업이 큰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주주 자격요건 등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삼호산업이 건설ㆍ조경업에 기반을 둔 업체라는 점을 다소 불안하게 여기고 있다. 과거 퇴출된 저축은행들이 대주주의 불법ㆍ편법 대출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부실화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건설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점도 대주주의 부실이 저축은행으로 전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달 중 최종 인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각 한 두 차례 유찰된 예솔(부산ㆍ경은)과 예나래저축은행(전일ㆍ대전)은 추가 매각 공고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세 차례 구조조정으로 인수ㆍ합병(M&A) 시장에 저축은행 매물이 쏟아진데다 살아남은 저축은행도 자본 확충 등으로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좀처럼 호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경기불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기가 좋을 때는 전국에 영업점이 많으면 많을수록 인기가 있지만 경기가 좋지 않으면 그 반대”라면서 “먹을 거리를 찾지 못해 성장 동력이 떨어진 저축은행업에 선뜻 뛰어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가교저축은행이 대부분 지방에 영업점을 두고 있다는 점도 매력을 떨어뜨린다. 예솔은 경남지역을, 예나래는 대전ㆍ충남지역을 거점으로 영업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저축은행 M&A 시장에 공급이 과잉되고 있다”면서 “인수자들은 적정한 규모에 현금 흐름이 원활하고 서울 및 수도권에 위치한 저축은행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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