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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인력 입도선매 경쟁 ‘IT사관학교’ 아시나요?
뉴스종합| 2012-08-06 00:10
[헤럴드경제=조문술 기자]입학경쟁률 평균 5대1 불구 매번 정원미달, 오전 8∼오후 5시 정규교육 이어 밤 10시까지 그룹스터디와 과제물 준비, 졸업생 1명당 평균 10개 기업이 러브콜….

포스텍이나 카이스트에 관한 얘기가 아니다. 한 사설 정보기술(IT) 전문 교육학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2일 비트컴퓨터에 따르면, ‘비트스쿨’은 비트컴퓨터가 23년째 운영하는 IT학원으로, 졸업생이 최근 8500명을 돌파했다.

비트스쿨은 이달 말까지 하이닉스반도체 24명, 더존IT그룹 10여명에 대해 맞춤교육을 실시 중이다. 이후 기업별 맞춤과정이 또 진행된다. 이와 별도로 일반 교육과정도 진행 중이다.

입학 경쟁률은 5대 1이 넘지만 절대평가를 통해 입학시키므로 매번 정원미달 사태가 일어난다. 입교에 한번 실패한 이들은 1∼3개월 예비과정을 거쳐 재수를 하기도 한다. 비트컴퓨터는 재수생을 위해 자습실을 개방하고 있다.

교육기간은 6.5개월. 교육과정은 클라이언트 서버ㆍ임베디드 시스템ㆍ자바 엑스퍼트ㆍ네트워크 엑스퍼트ㆍMS엑스퍼트ㆍNET 전문가 과정 등이다.

서류전형, 필기시험, 면접을 거쳐 높은 경쟁률을 뚫고 입교한 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정규수업이 실시된다. 이어 휴식을 가진 뒤 오후 10시까지는 그룹스터디오 과제물 등 자율학습에 참여해야 한다.

지원자는 대부분 4년제 정규대학 전산학, 컴퓨터공학, 전자공학 전공자들. 워드프로세서나 테트리스게임 프로그램 정도는 만들 수 있어야 지원 가능하다. 학비는 500만∼600만원선.

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했다고 졸업을 시켜주지는 않는다. 정식으로 졸업하려면 ▷프로젝트 발표회와 시연 ▷이틀간 IT봉사활동 ▷후배들을 위해 기술과 소스코드 공개(비트프로젝트 단행본 게재) 등을 거쳐야 한다. 3가지 요구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유급돼 1주∼3개월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

비트스쿨 측은 “인재교육에 만족하지 않고 기술소스를 모두 공개한다. ‘선배가 다룬 기술로는 1등, 1호가 될 수 없다’는 신념의 창조적인 프로그래머를 육성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이 프로그램 개발과 기술소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혁신적인 발상이다.

매년 평균 200∼300명의 교육생이 배출되지만 재교육자 수가 달라 연도별로 편차가 크다. 취업률은 당연 100%. 최근에는 IT회사 뿐 아니라 자동차회사, 전자회사 등 굴지의 대기업들까지 이들을 채용하기 위해 줄을 선다. 졸업생 1명당 평균 10개의 기업을 놓고 입사를 고민할 정도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때문에 2005년 이후에는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확정되고 기업이 교육비를 대는 입도선매형 ‘기업 맞춤식 교육’도 별도로 이뤄지고 있다. 참여 기업은 하이닉스반도체, NHN, 휴맥스, 다산네트웍스, 티맥스소프트, NC소프트 등이다. 그동안 73개 기업과 103회의 맞춤식 교육을 실시해 744명이 배출됐다.

비트스쿨은 ‘인재양성을 통한 이윤의 사회환원’과 ‘고급 IT인력 양성을 통한 산업생태계 공헌’이라는 조현정(55) 비트컴퓨터 회장의 신념에 따라 1990년 설립됐다. 대기업들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수익성이 없자 줄줄이 IT교육사업에서 철수했지만 꿋꿋이 버텼다.

비트컴퓨터 관계자는 “비트출신은 업계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인력 브랜드로 자리잡았다”며 “교육수료와 취업만으로 끝나지 않고 신기술에 대한 요구가 있을 경우 무료 리콜교육도 실시하고 있다”고 했다.

freiheit@heraldcorp.com

<사진설명>지난 2월부터 교육 중인 비트스쿨의 하이닉스반도체 ‘기업 맞춤식 교육’ 강의실. 교육생들은 오후 5시까지 정규수업이 끝나면 저녁식사 후 밤 10시까지 그룹스터디와 과제물 처리 등 자율학습에 참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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