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주씨(76)는 9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자신이 소장해온 선친의 미국 초기 이민사 자료 및 유관순 열사 사진, 이승만 대통령의 하와이 시절 사진 등 2492점을 기증한다.
이번에 기증할 자료는 경기도 양주군 별내면 죽산 안씨 집성촌 사람들이 가난을 면하고자 구한말 첫 하와이 이민배를 탄 이민 1세대의 가계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콜로라도 덴버의 안재창 농장을 찾은 이승만,정한경 등 독립운동가 사진과 안창호 목사의 딸 안인서와 이화학당을 같이 다닌 유관순 열사 등 선구적인 인물들의 희귀 사진들도 있다.
이화학당 시절 유관순 열사(뒷줄 오른쪽 끝) |
1902년 12월 대한제국 여권을 갖고 첫 하와이 이민배를 탄 안재창(독립유공자)과 일본 경찰에 쫓기다 선교사로 하와이에 간 안창호 목사(독립유공자) 관련 자료, 안철영 영화감독 등 그 자녀들의 일제강점기 문화운동 자료도 포함돼 있다.
1920년 3월 안재창 농장(콜로라도 덴버) 사무소에서 태극기를 걸고 왼쪽부터 임동식, 정한경, 이승만 |
오늘날의 여권에 해당하는 대한제국 유민원(외국여행권을 관장하는 궁내부 산하 관서)이 하와이 이민자에게 발급한 1902년 집조(執照), 하와이 이민자들의 친목회 겸 상조회인 조미구락부 회원증서 등이 눈에 띈다.
오늘날 여권에 해당하는 대한제국 유민증 |
기증자 안형주씨는 첫 하와이 이민배를 탔던 안재창(독립유공자)이 종증조부, 안창호 목사(독립유공자)가 조부로 1985년부터 30여년 간 관련자료를 수집해왔다.
안 씨는 “부친 안철영은 한국전쟁 후 납북돼 현재까지 소식을 모르고 있다”며, “초기 미국이민사, 독립운동사 등 4세대에 걸친 가족사를 통해 정리해보고자 친척과 가족들을 대상으로 수집한 자료들”이라고 덧붙였다.
국립중앙도서관측은 “이번 자료는 최초의 이민사 자료인 동시에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사 연구에 도움이 될 만한 문서와 사진자료들”이라며, 기증 자료는 디지털화 작업을 거쳐 일반에게 공개하고, 원본은 과학적인 보존환경에서 국가문헌으로 후대에 영구 전승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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