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불황도 제친 한국 D램의 힘
뉴스종합| 2012-08-09 11:07
경쟁업체 감산·구조조정 불구
삼성전자·SK하이닉스만 흑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업체들이 극심한 메모리시장의 불황에도 ‘리딩컴퍼니’로서의 점유율과 수익성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일부 업체가 감산에 돌입하는 등 반도체 업계가 구조조정의 마지막 고비를 넘고 있어 하반기 불황에도 국내 업체들의 선전을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다.

9일 전문조사업체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D램시장에서 점유율 39.5%, 매출 27억7600만달러로 두 부분 모두 1위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점유율이 전 분기에 비해 1.9%포인트가량 소폭 낮아졌지만 매출은 7%가량 오히려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18%를 기록했다. D램 업황이 최고조이던 지난 2003~2006년의 20%에 비하면 조금 낮지만 미국, 일본, 대만 등의 경쟁사들이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독보적인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성적표도 괜찮았다. 2분기에 매출액 17억1300만달러, 시장점유율 24.4%로 두 분야에서 모두 2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전 분기 대비 점유율을 소폭 끌어올렸고, D램 분야에서 흑자로 돌아선 점 등이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보면 국내 업체를 제외하고는 엘피다, 마이크론, 윈본드, 파워칩 등 글로벌 주요 업체들이 모두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전체 메모리시장의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공급과잉에 따른 과다 경쟁에다 PC 등 반도체가 쓰이는 주요 세트제품의 수요가 크게 감소하는 등 악재가 많다. 특히 오르는가 싶던 D램가격이 지난달 들어 다시 곤두박질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다.

다만 최근 들어 일본의 도시바 등 주요 업체들이 감산을 발표하는 등 시장구조적으로는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는 점은 다행스럽다.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업체인 일본 도시바의 경우 애플의 가격인하 압력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24일 낸드 생산량을 30% 감산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31일엔 일본 D램 업체인 엘피다와 자회사 렉스칩도 D램 생산량을 30%가량 줄였다.

이들 업체의 감산은 수년간 지속되어온 업계의 치킨게임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것을 의미한다. 감산폭이 크지는 않지만 꼬였던 수급체계와 시장의 심리적 안정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정미세화 기술, 원가절감 등의 부분에서 경쟁사들에 앞서있어 하반기에도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홍승완 기자>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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