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윤동주 · 안중근…그리운 영웅들, 무대서 부활하다
라이프| 2012-08-09 10:37
‘윤동주, 달을 쏘다’
일제강점기 혼란의 시대
창작활동 고뇌·갈등 다뤄
현대가무극 새로운 시도

‘영웅’
이토 저격·여순감옥 투옥…
안중근 의사 업적 그려내
2010년 美 브로드웨이 진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

어두운 역사 속에서도 순수한 내면을 잃지 않고 살아 온 윤동주.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몸부림쳤고 그가 짧은 생을 마감하며 남긴 작품들은 세월이 지날수록 더 빛난다.

‘명성황후’로 시작된 서사 뮤지컬은 시대ㆍ역사적 배경과 뛰어난 개인의 감동적인 스토리가 엮이면서 뮤지컬의 한 장르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2009년 이래 해마다 무대에 오른 ‘영웅’에 이어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이는 ‘윤동주, 달을 쏘다’, 이순신과 임진왜란을 다룬 코믹뮤지컬 ‘영웅을 기다리며’ 등 역사 속 인물을 다룬 뮤지컬이 속속 무대에 오른다.


▶일제강점기 지성인의 고뇌를 다룬 ‘윤동주, 달을 쏘다’=민족시인 윤동주의 짧은 생애를 다룬 ‘윤동주, 달을 쏘다’는 1938년부터 1945년까지 그의 짧은 생애 중 창작활동이 가장 활발했던 연희전문학교 시절의 윤동주를 다뤘다.

극은 독립운동과 그의 일대기에만 중점을 두지 않았다. 일제강점기란 폭풍 같은 혼란의 시대를 살아 온 윤동주란 여린 젊은이, 지성인의 모습에 초점을 맞춘다.

‘윤동주, 달을 쏘다’는 그의 산문작품 ‘달을 쏘다’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윤동주는 이 작품에서 “좀 탄탄한 갈대로 화살을 삼아 무사의 마음을 먹고 달을 쏘다” 라고 썼다. 그의 작품 속에 종종 등장하는 달은 그의 고뇌를 표현한다. 이 작품은 춤과 노래, 이야기 등 뮤지컬적 요소로 짜여졌지만 뮤지컬이란 말 대신 종합예술무대란 의미의 현대가무극이란 이름을 붙였다. 한국적 요소에 더 의미를 두려는 의도다. ‘윤동주, 달을 쏘다’는 8월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막을 올린다.

 ▶한 세기 민족의 영원한 영웅, 뮤지컬 ‘영웅’=2009년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영웅’은 2010년 각종 뮤지컬 상을 휩쓸었다. 올해도 오는 13일 서울뮤지컬페스티벌의 예그린 어워드에서 최고작품상을 비롯, 남우주연상 등 5개 부문 상을 수상할 예정이다. ‘영웅’은 2009년부터 해마다 무대에 올려질 정도로 관객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10년엔 ‘명성황후’의 뒤를 이어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영웅’은 1909년 단지동맹을 맺은 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여순감옥에 투옥돼 죽음을 맞을 때까지의 안중근 의사의 영웅적 업적을 그렸다. 올해도 ‘영웅’은 오는 10월부터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한 달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영웅’은 일제강점기 안중근 의사의 업적을 그렸다. 이토 히로부미가 하얼빈 역에서 내리는 장면. [자료제공=에이콤인터내셔날]

일각에선 이런 시대극들이 한국인들만 공감할 수 있는 문화적 배경지식을 갖고 있다는 걸 한계로 지적한다.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내용과 극적인 전개로 뮤지컬의 음악적 요소보다 드라마가 강한 점도 문제로 제기한다. 특히나 이런 작품들이 애국심을 작위적으로 이끌어낸다는 지적도 있다.

‘명성황후’를 흥행시킨 데 이어 ‘영웅’을 제작한 에이콤인터내셔날은 ‘영웅’이 명성황후의 뒤를 이을 것으로 자신한다.

‘영웅’과 ‘윤동주 달을 쏘다’ 는 두 작품 모두 극작가 한아름이 썼고 어두운 시대상과 그 시대를 치열하게 살다 간 두 인물의 삶의 방식이 무대양식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어떤 영감을 줄지 관심거리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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