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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창업, IT로만 몰리는 현실…“제조업 도전에 청춘을 걸었다”
뉴스종합| 2012-08-09 11:17
전자·화공·경영학도 의기투합
일천한 실전경험 발로 뛰며 메워
와이파이 등 활용 관리 솔루션
지자체 이어 해외진출도 추진


권순범<사진> 이큐브랩 대표는 25살의 젊은 벤처기업가다. 보통 20대 벤처 창업이라고 하면 IT산업, 특히 스마트폰 앱 개발을 떠올리지만 전기ㆍ전자, 화공, 경영 전공자들이 2010년 말 모여 만든 이큐브랩은 제조업 벤처다. 권 대표는 “벤처를 준비하는 젊은 창업자들이 모두 IT 분야로 몰려가는 것이 식상했다”며, “그에 반해 제조업은 아이디어 창출, 기술개발부터 품질관리, 인력관리까지 해야 할 것이 많아 나의 한계를 시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끌렸다”고 설명했다.

이큐브랩의 아이템은 태양광 발전을 이용한 스마트 쓰레기통. 권 대표가 쓰레기통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자취를 하고 있는 신촌 거리의 쓰레기통이 오후면 가득 차 넘치는 광경을 접하면서다. “새벽에 출근한 환경미화원들이 오후 3~4시면 퇴근을 하고 이후엔 전혀 관리가 안 되는 쓰레기통을 보며 최소한 넘치지 않도록 눌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개발 배경을 밝혔다. “재학 시절 사회적 기업 컨설팅 활동을 하기도 했고, 기업의 활동이 사회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소신이 있었다”는 권 대표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태양전지를 달고 환경미화원의 효율적인 업무를 위해 와이파이(Wi-Fi)와 단문메시지서비스(SMS)를 이용한 ‘쓰레기 관리 솔루션’을 개발, 적용했다.


개발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학교에서 관련 전공 공부는 했지만 실전 경험이 없다는 것이 약점이었다. IT는 아이디어가 중요한 반면, 제조업은 경험과 전문성이 중요했다. 처음엔 무턱대고 청계천 주변 공장들을 찾아다니며 손으로 그린 도면을 보여주고 압축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졸랐다. 권 대표는 “아이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신뢰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초기 투자금이 많이 드는 제조업의 특성상 자금 확보도 큰 문제였다.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정부 지원금을 받았지만 개발 외 운영자금이 문제였다. 권 대표와 공동 창업자들은 각종 창업대회, 경진대회에 참여했다. 상금을 받아 회사 운영자금도 벌고 아이템의 검증과 조언을 받고자 하는 목적도 있었다. 


이큐브랩은 한화와 손잡고 서울대, 연ㆍ고대 캠퍼스에 스마트 쓰레기통을 이달 중 시범 설치할 예정이다. 몇 개의 국내 지방자치단체와 시스템 도입을 논의 중이며,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 등 해외 진출도 동시에 추진 중이다.

“당장 급한 일에 매몰되지 않고 성장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매주 비전회의를 연다”는 권 대표는 “스마트 쓰레기통에서 축적한 정보, 분석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큐브랩을 통합 폐기물관리 솔루션 전문업체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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