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싸이는 ‘2002년 월드컵 축구’ 이후 해롤드 폴터마이어의 연주곡 ‘Axel F’를 샘플링한 ‘챔피언’이 들어있는 3집 ‘3마이’로 단번에 재기에 성공했다. ‘챔피언’은 건전한 도발이었다.
싸이는 2003년부터 2005년 11월까지 병역을 마쳤고 제대 후인 2006년 네 번째 음반 ‘싸집’을 내놨다. 4집에서는 ‘연예인’으로 또 한 번 히트했다. “그대가 원한다면 연예인이 되어 항상 즐겁게, 연기, 노래, 코미디까지 다 해주겠다”는 게 ‘연예인’의 핵심이다. 자신을 아티스트나 뮤지션으로 부르지 않고 연예인으로 표현하는 건 대중을 향한 그의 방향 설정이기도 했다. 내 노래와 춤으로 사람들을 즐겁고 신나고, 재미있게 해주겠다는 서비스 정신에 투철한 가수 말이다. 어렵고 심오한 노래는 개에게나 줘버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싸이는 뒤늦게 병역 부실근무가 알려져 2007년 8월 재입대해 20개월을 다시 복무해야 했다. 연예인이 군대에 두 번 간 케이스도 전례가 없지만 이런 우여곡절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완벽하게 재기할 수 있는 것도 싸이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싸이는 2010년 제대 후 5집 ‘PSYFIVE’를 발표해 로커와 힙합, 댄스를 골고루 포진시켰다. 시간이 흘러도 ‘흥’을 주안점으로 하는 그의 음악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심플한 그의 노래는 강렬하다. 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솔직한 가사도 그의 노래의 특징이다. 듣다 보면 가슴에 꽂히는 파트가 있다.
그리고 2012년 6집 ‘싸이6甲 Part.1’의 타이틀 곡 ‘강남스타일’로 한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까지도 흔들고 있다.
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