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축구대표팀이 온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또 하나의 한일전이 펼쳐진다. 바로 8월 11일 오후 7시 30분(한국시각) 한국과 일본의 여자 배구 동메달 결정전이다. 여자배구 선수들의 승리를 기원하는 바다.
앞서 한국과 영국의 축구 8강전이 그랬던 것처럼 여자배구 준결승전이 펼쳐졌던 런던 얼스코트 발리볼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여기가 미국인가 착각할 정도로 미국 응원단으로 꽉 차 있었다. 우리 응원단의 모습은 띄엄띄엄 있었다.
나를 비롯한 한국응원단은 목에 피가 나올 정도로 대한민국과 선수들의 이름을 외치고 또 외쳤다. 경기장에는 우리 수영선수단과 박태환 선수까지 와서 한 마음으로 응원을 했다.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미국에 세트스코어 3대 0으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우리 선수들은 “일본을 꺾고 꼭 동메달을 획득하겠노라”고 다짐을 했다. 이들의 바람과 국민들의 염원이 더해져 다시 한 번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순간이 오길 바란다.
내가 경기장에 갈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이 있다. 열띤 목소리로 응원을 펼치며 선수들에게 힘을 북돋아 주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경기장 한 켠에서 무게와 위엄을 잡으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경기장에 오는 것까지는 좋다. 하지만 응원도 하지 않으면서 경기 직후 피곤한 선수들 붙잡고 기념 촬영 및 인증 사진을 찍는 이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혀가 내둘러진다.
"응원하지 않을 거면 제발 집이나 숙소에서 텔레비전 보면서 조용히 경기 보세요. 응원하는 사람들 힘 빠지게 하지 말고요. 제발 부탁입니다. 스포츠는 정치나 게임의 법칙이 아닙니다. 물론 나도 박태환 선수와 사진을 찍었지만 경기 내내 함께 소리치며 응원했으니까 자격이 있다고 봅니다."
런던에서 소식을 들으니 메달 딴 선수들만 함께 귀국 시킨다는 말이 들렸다. 정말 왜들 이러시는지...피와 땀을 흘리며 4년을 기다려온 선수들이다. 이들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우리나라를 대표해 경기에 출전했다.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펼쳤는지 다들 잘 아는 사실이다.
메달 못 따면 국가대표 선수가 아닌가? 지금은 올림픽 기간이다. 먼 런던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을 본받아 모두들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대한민국 선수단 파이팅! 대한민국 국민 모두 파이팅!
(카디프)영국=글 강민 / 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