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사면초가 노다, 영토 문제로 ‘불퇴(不退)’ 반전 노림수 먹힐까
뉴스종합| 2012-08-24 10:18
[헤럴드경제=김현경기자]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될 것인가, ‘자승자박(自繩自縛)’이 될 것인가. 사면초가에 놓인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가 ‘영토’라는 민감한 문제를 마지막 카드로 꺼내들었다.

노다 총리는 한국과는 독도를, 중국과는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를 두고 외교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는 영토 문제에 대해 유례 없는 강경책으로 일관하면서 국제 사회에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독도에 대해서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가 하면 친서를 돌려주러 간 한국 외교관을 문전박대하는 등 외교적 결례도 불사했다.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의 일왕 사과 발언에 대해 사죄와 철회까지 요구하며 양국 관계를 더 악화시켰다.

이처럼 노다 총리가 무리수를 두는 것은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 그는 소비세 인상 법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야당인 자민당은 물론 여당인 민주당과도 갈등을 빚으며 궁지에 몰렸다. 자민당은 중의원을 해산하라고 압박했고 민주당은 50여명의 의원들이 집단 탈당해 신당을 창당했다.

여기에 내각불신임안까지 제출되면서 노다 총리의 입지는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정권 붕괴의 우려까지 나왔다. 국민들의 지지율도 10%대까지 추락한 노다 총리는 전세를 역전시키고 오는 11월 총선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 영토 분쟁에 승부를 걸었다. 우경화가 강해지는 분위기 속에서 영토 분쟁 강경 대응으로 자신의 보수적 색채를 강조하고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해 지지율을 회복하겠다는 심산이다. ‘불퇴전(不退轉ㆍ신념을 갖고 어떤 일에도 굴하지 않음)’이란 그의 말은 영토 분쟁 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입장을 반영한 표현이기도 한 셈이다.

하지만 노다 총리의 생각대로 일이 풀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민당은 노다 총리가 영토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책임을 물어 오늘 29일 총리문책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영토 분쟁만으로 국민의 표심을 되돌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 사회의 시선도 곱지 않다. 미국 정부는 한일 외교 갈등에 대해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해결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노다가 24일 오후 독도 및 센카쿠열도 분쟁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어떤 발언을 할지 주목된다. 결국 노다의 무리한 반전 노림수가 자칫 자충수가 되지 않을런지 지켜볼 일이다.

pink@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