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태풍에 학교도 쉬는데…정치인들은 뭐할까
뉴스종합| 2012-08-28 10:35
태풍 볼라벤은 정치 1번지 여의도에도 불어닥쳤다. 국회는 28일부터 한강변 주차장을 일시 폐쇄했고, 각 당도 정부의 적극적인 피해 예방 대책을 당부하는 논평을 쏟아냈다.

하지만 일분일초가 아까운 정치인들은 쉬지 못했다. 각급 학교에 임시 휴교를 권고하고, 각 기업의 탄력적인 출퇴근 조절을 당부한 것은 정치인들이지만, 정작 자신들은 예정됐던 일정을 꿋꿋하게 소화했다.

대선을 100여 일 앞둔 각 당 대선주자들은 이날도 강행군을 거듭했다. 초속 40m가 넘는 바람과 300㎜가 넘는 비를 뚫고 민주당 잠룡들은 강원도를 향해 달렸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도 출렁이는 청계천을 지나 전태일 재단을 방문했다. 또 수십만 가구가 단전과 통신망 손실 피해를 겪고 있는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각 후보측 대변인과 대리인들은 각종 언론 매체의 크고작은 인터뷰에 임하기도 했다.

국회의원들도 마찬가지다. 이날 예정됐던 운영위, 법사위, 정무위, 기재위, 외통위, 국방위 등 13개 상임위원회는 결산 작업을 강행했다. 국회에서 예산 씀씀이를 검사받아야 하는 각 정부부처와 관련 유관 기관 관계자들의 차랑 행렬 역시 이른 아침부터 국회 정문에서부터 꼬리를 물었다.

또 국회 2층 각 당 대표실에서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지도부가 총 출동한 최고위원회의나 원내대책회의가 열렸다. 당별로 별도의 재해대책위원회도 꾸리는 기민한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바쁜 일정 속에서도 정치인들의 눈은 태풍 관련 속보를 전하는 TV를 향할 수 밖에 없었다. 지역구 주민들로부터 표를 받아 먹고 사는 처지인 만큼, 자신의 동내에 불어닥친 자연재해에 결코 무심할 수 없는 까닭이다. 회의 중간중간 지역구 내 당직자들로부터 피해 상황을 보고받기도 하고, 국회에 나온 정부 관계자들과 대책을 논의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태풍의 직격탄을 맞은 제주 서귀포시가 지역구인 김재윤 의원의 한 관계자는 “오늘 중으로 내려가서 피해 상황을 수습해야 하는데 제주행 비행기가 뜨지 않아 걱정”이라며 “일단 지역구로부터 수시로 피해 여부를 보고받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최정호 기자 /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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