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37) 씨가 환치기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2009년 미국 뉴저지 소재 아파트 ‘허드슨클럽‘을 매입하며 중도금 13억 원을 환치기해 해외 송금한 혐의로 정연 씨를 불구속기소하고, 정연 씨에게 이 아파트를 매도한 원 소유주 경연희(43ㆍ여ㆍ재미교포) 씨를 약식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정연 씨는 이 아파트를 2007년 10월께 경 씨로부터 구입했으며, 매입가는 중도금 포함 총 22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올 초 경 씨와 알고 지내던 미국 카지노 매니저 출신 이달호 씨 형제가 국내 주간지를 통해 정연 씨의 불법 송금 의혹을 폭로하고, 보수단체가 정연 씨를 고발하면서 수사에 착수했다.

이 씨 형제는 13억 원이 나눠 담긴 돈 상자 7개를 정연 씨 측 인물로부터 받아 경 씨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해 왔다. 경 씨는 검찰 소환 조사에서 “그 돈은 정연 씨로부터 받은 것이며 권양숙 여사의 돈으로 안다”며 이를 인정했다. 정연 씨도 지난 6월 서면 조사와 이달 24일 직접 조사에서 사실상 이 같은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연 씨의 아파트 구입자금 마련에 도움을 준 것으로 지목된 노 전 대통령의 미망인 권(65) 여사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불기소 처분은) 모녀 관계임을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올 2월부터 장장 6개월 여에 걸쳐 진행된 이번 수사가 정연 씨 아파트 자금의 최초 출처와 조성 경위 등을 캐지 않고 사실상 마무리된 데 대해 ‘친노계 등 야권 눈치보기’ 또는 ‘여야 기계적 균형 맞추기’란 지적도 일고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지난 달께 “조현오 전 청장의 노 전 대통령 명예훼손 피고발 건은 정연씨 건과 같이 가야(조율해서 마무리 돼야) 하는 것”이라고 수차 밝히면서 이 같은 논란을 촉발한 바 있다. 조 전 청장은 내주중 불구속기소될 전망이다.

yjc@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