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민주통합당 공천헌금 의혹 사건의 중간 고리로 지목되고 있는 인터넷방송 라디오21 전 대표 양경숙(51ㆍ구속) 씨의 법인 계좌에서 공천헌금 조로 입금된 32억8000만 원 중 억대 금액이 민주통합당 및 복수의 친노계 인사에 송금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 자금이 당 차원에서 실제 공천헌금으로 인식됐거나 정치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을 의미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또 이번 사건이 친노계 정치자금 수사로도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은 양 씨가 사단법인 ‘문화네트워크’ 명의로 서울의 한 새마을금고에 개설된 계좌를 통해 H세무법인 대표 이모 씨 등 3명으로부터 모두 32억8000만 원을 입금받은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검찰은 또 이 계좌에서 ‘민주통합당’과 친노 인사 ‘A’ 씨, ‘B’ 씨의 이름이 수취인란에 표시돼 각각 6000만원과 수천만~억원대의 금액이 송금된 내역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같은 내역의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 곧 이 계좌의 송금내역과 실제 송금 받은 계좌주의 이름을 대조하는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융거래시 인터넷 뱅킹 등을 통하면 수취인의 이름을 다르게 표시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어제부터 계좌추적 영장을 받아 집행하고 있어 아직 이체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받지 않았다”며 “확인을 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양 씨가 거래내역에 찍힌대로 실제 민주통합당과 A, B 씨 등에게 돈을 전달했을 가능성, 개인적으로 착복하기 위해 수취인을 거짓으로 표시했을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조사중이다. 실제 명의자에게 돈이 전달됐더라도 불법자금이 아닌 정상적인 사업거래상 송금일 가능성도 있다.
문제의 문화네트워크 계좌는 올해 400건 가까운 입출금 거래가 있었고 이중 절반 가량은 이 씨 등이 공천헌금을 입금한 2월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좌에는 이 밖에도 양 씨의 채권자에게 돈 일부가 송금된 정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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