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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대 호재’ 등에 업고 1950선 재돌파 나선다…금융, 조선, 건설주 주목
뉴스종합| 2012-09-07 07:47

[헤럴드경제= 강주남 기자]코스피가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과 ECB의 부실국채 무제한 매입, 미국 고용지표 호전 등 ‘3大 대형 호재’를 등에 업고 1950선 재등정에 나선다.

7일 증시 전문가들은 6일(현지시간) ECB(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 직후 마리오 드라기 총재가 “스페인, 이탈리아 등 부실 국가들의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힘에 따라 그동안 국내증시를 괴롭혔던 유로존 재정위기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평가했다. 이는 곧 최근 한달동안 횡보하던 코스피에도 강력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함께,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올린지 10여일만에 피치도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A-’로 한 단계 상향조정함에 따라 안정적인 외국계 장기 투자자금의 유입도 기대된다. 3대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조만간 재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여 ‘신용등급 상향조정발’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가능성은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

여기에다, 중국과 함께 우리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고용지표 호전 소식도 올 하반기이후 국내 수출기업들의 실적호전 기대감을 높이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슈퍼 마리오 효과, 코스피 1950선 재 돌파 시도=ECB의 부실국 국채 무제한 매입 소식에 간밤 세계 주요 증시가 급등세로 화답함에 따라 코스피 시장도 한달여간의 조정국면을 접고, 전고점인 1950선 재돌파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시장에서는 드라기 총재가 지난달 “유로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44.52포인트(1.87%) 오른 13,292.00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 12월 이후 4년9개월만의 최고수준이다. 나스닥지수도 66.54포인트, 2.17% 뛰어오른 3135.81을 기록하며, 12년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앞서 끝난 유럽증시도 동반 폭등세를 기록했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2.11% , 독일 DAX 30은 2.91%, 프랑스 CAC 40은3.06% 올랐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증시도 각각 4.91%, 4.31% 치솟았다.

이같은 글로벌 증시의 환호에도 불구, 유로존 재정위기가 본격 해결국면으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오는 12일로 예정된 독일 헌법재판소의 ESM(유로안정화기구) 위헌 판결 결과가 나와야 한다. 이 때문에 ECB의 국채 매입 시기도 독일 헌재가 ESM의 합헌 여부를 판결한 뒤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드라기 총재는 “충분한 평가 후 언제 국채 매입을 시작할지, 국채 매입을 지속할지 등을 결정할 것”이라며 “목표가 달성됐다고 판단되면 매입을 종료하겠지만 각국의 역할이 미진하다는 판단이 들 때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유로존 구제기금 지원에 따른 긴축이행 의무를 지원 대상 회원국이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ECB가 예상했던 내용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구체화해 발표함에 따라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수익률은 내려갔다.

이날 스페인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34%포인트 하락한 6.04%를 나타내며 3개월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스페인의 2년물 국채수익률은 전날 2.94%에서 2.87%로 떨어졌다.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5.32%로 0.18%포인트 내려갔다. 이탈리아의 2년물 국채수익률은 2.32%로 떨어졌다. 반면 독일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50%로 0.08%포인트 올라갔다. 

김재홍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ECB의 이번 무제한 국채 매입 프로그램(Outright Monetary Transaction, OMT)는 단기적으로 재정위험국의 자본조달의 부담을 낮추는데 기여할 뿐 아니라, 10월 스페인의 국채만기 부담에 대한 우려도 낮출 것”이라며 “그러나 유럽국가의 디레버리징에 따른 성장부담, 금리 레벨하락에 따른 국채매입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 독일과 ECB의 마찰 우려 등은 유동성 랠리 기대에 한계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 9월 코스피는 1830~2020선을 이탈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민구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ECB 정책협의회에서 나온 국채매입 결정은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큰 도약으로 이해되지만, 진행 과정에서는 여전히 해당국 정부와 구제금융펀드(EFSF/ESM)간의 불협화음이 존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ECB에 자국 채권 매수를 요청할 때, 구제금융펀드와의 협상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국 입장에서 볼 때 ECB에 국채매입을 요청하는 것이 구제금융을 받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며 “따라서 ECB의 국채 매입이 필요한 큰 이탈리아 및 스페인 정책당국이 어느 정도 구제금융 펀드와의 협상에 적극적인가가 향후 이 프로그램의 승패가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일 ECB에서 재정위기국 국채의 무제한적매입 결정이 이뤄졌다”며 “7월 이후 높아진 ECB의 개입 기대감은 국채 매입 재개로 일정 수준 충족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조치는 과거 시행된 국채 매입(SMP) 보다는 다소 강력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매입 만기가 단기 국채에 집중돼 장기물 금리에 미치는영향이 불확실하다”며 “엄격한 조건이 부과된다는 점은 금리 하락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 연구원은 “ECB는 이번 회의를 통해 재정위기의 소방수 역할을 자처했으나 국채 매입이 재정위기의 근본적 해법이 되긴 어려운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재정위기의 원인인 역내 불균형과 재정규율 부재를 교정하지 못하면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편에선 ECB의 ‘무제한’ 국채매입 결정으로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지연 우려감이 더 커졌다는 진단도 내놓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QE3가 다소 지연될 여지가 높아졌다”며 “ECB의 무제한적 양적완화 실시에 따른 글로벌내 과잉유동성에 따른 부작용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 연구원은 “ECB와 함께 미 연준이 추가 유동성을 공급할 경우 원자재 가격의 추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리스크도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양호한 8월 경기지표(민간고용, 주간실업청구건수)와 다우지수 상승 등은 미국 연준이 QE3를 해야 할 필요성을 낮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신용등급 잇단 상향조정, 은행주에 호재=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도 국내 기업들의 해외 자금조달비용 감소와 외국계 장기투자자금의 국내 유입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코스피 시장에 대형 호재로 인식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A+’에서 ‘AA-’로 한 단계 올렸다.무디스가 상향조정한 지 불과 10여일 만에 피치도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올림에 따라 S&P의 조정도 기대된다.

상대적으로 대북 리스크를 중시하는 S&P는 한국을 ‘A’로 중국과 일본(‘AA-’)보다 두 단계 아래로 두고 있다. S&P는 우리나라 신용등급을 2005년 7월 A등급을 올린뒤 7년 넘게 요지부동이다. 하지만, 이미 2개 신용평가사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함에 따라 S&P의 등급 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용등급평가가 회사마다 기준이 다르지만 대개 비슷한 점수는 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국 신용등급의 잇단 등급상향으로 국외 자금조달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용등급이 올라가면 가산금리가 떨어져 이자비용이 줄기 때문이다.

또한, 신용위험도를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은 무디스의 등급상향에 따라 지난달 24일 107bp에서 지난 5일 99bp로 떨어져 주요 아시아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

이와 함께, 국외투자자들의 한국물에 대한 투자심리가 나아지면서 국내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등의 투자촉진 효과도 예상된다. 그동안에는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외국인 매수세 강화’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는 10여일만에 2개 신용평가사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린데 이어 S&P도 조만간 등급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여 장기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장기적으로 글로벌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코스피의 하방경직성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돼 증시 변동성을 줄여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유승민 삼성증권 수석전략가는 “한국 국가 신용등급 상향조정이 주식시장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은 장기적으로 글로벌 자금의 배분 측면에서 한국이 유리해졌다는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본다면 각국의 신용에 따라 주식시장의 재평가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잇단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은행주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통상적으로 은행의 신용등급은 국가 신용등급에 후행해서 조정되는 경향을 보였는데, 이번 조치로 추후 외화 조달 비용이 감소할수 있다. 이는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 등 은행주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외화조달 금리가 30bp 개선될 경우, 은행의 이익은 1.5%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와 더불어 매크로 리스크가 커질 때마다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은행의 외화 조달 안정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국가신용등급 상향은 장기적으로 원화강세 전망을 통해 외국인의 원화 장기국채투자를 유입시킬 가능성이 높다. 박유나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위안화 약세에 따른 원화강세 제약, 중앙은행 외환보유고의 정체, 추가 등급 상향조정 기대 약화로 외국인 매수는 시차를 두고 천천히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CDS 프리미엄과 국내기업이 발행한 해외채권의 스프레드는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의 원화 회사채 시장 투자 규모도 점진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장기적으로 국내 우량 크레딧 스프레드의 축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로존 재정위기 완화, 낙폭과대주 주목=ECB의 부실국 국채 무제한 매입에 이어 오는 12일 독일 헌법재판소의 ESM(유로안정화기구) 합헌 결정이 내려질 경우 유로존 재정위기 해소를 위한 시스템이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오는 11일 EU 은행감독권 통합계획 발표, 12일 독일헌재, ESM 위헌여부 판결ㆍ네덜란드, 조기총선 실시, 13일 G20 재무장관 회의, 14~15일 EU재무장관회의, 9월중 트로이카의 그리스 긴축상황 점검 등이 예정돼 있다.

9월중 유로존 재정위기 완화를 위한 주요 정치 이벤트들이 약효를 발휘할 경우 코스피 시장에서도 그동안 유로존 재정위기로 단기 낙폭이 컸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선주와 건설주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재부각되며 코스피가 약세로 돌아선 지난 5월이후 주가 하락폭이 가장 컸다. 실제로 유로존 재정위기 직전 전고점인 지난 5월2일 대비 9월6일 종가기준 코스피는 5.89% 하락한데 비해, KRX조선 업종지수는 19.33%, 건설업종 지수는 15.07% 떨어졌다. 이어 전기전자 -13.49%, 운수장비 -12.42%, KRX은행 -9.93%, KRX증권 -9.91% 등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조선업종 중에서는 한진중공업이 기장 낙폭이 컸다. 지난 5월2일 1만 7300원에서 전일 1만 2000원으로 30.63% 급락했다. 대우조선해양 23.68%(3만2300원→2만4650원), 현대중공업 20.48%(28만8000원→22만9000원) 등의 순으로 많이 떨어졌다.

건설업종 중에서는 GS건설의 주가 하락폭이 컸다. 지난 5월2일 8만8300원이던 GS건설 주가는 전일 7만1000원으로 19.59% 하락했다. 대림산업도 11만원이던 주가가 전일 8만 8500원으로 19.54% 급락했다. 삼성물산 17.12%(7만7100원→6만3900원), 현대건설 16.53%(7만5000원→6만2600원) 하락했다.

금융주의 경우 하나금융이 16.54%, 현대증권 12.50%, 신한지주 12.50%, 우리금융 11.83% 등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nam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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