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심상찮은 내수부진…카드 사용액 줄고, 백화점ㆍ마트 매출은 석달째 동반 감소
뉴스종합| 2012-09-09 11:41
국내 내수 경기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7월에 반짝 고개를 들었던 내수가 재차 추락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처음으로 석 달째 동반 감소했고 신용카드를 사용한 액수도 금융위기 이후 첫 한자릿수 증가율로 떨어졌다.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의 확대로 내수와 수출의 동반부진 우려도 커지자 정부는 10일 2조 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2차 재정투자 강화대책을 내놓으묘 경기부양에 나설 방침이다.

9일 기획재정부가 파악한 8월 소매 부문 속보치에 따르면 내수 부문의 대표적인 지표인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은 지난해 8월(38조 6000억 원)보다 8.0% 늘어나는데 그쳤다. 한자릿수 증가율은 2009년 10월(9.4%) 이후 처음이다. 2009년 11월부터 33개월간 이어진 두자릿수 증가율 행진이 마감된 것. 더불어 8월 증가율은 2009년 7월(7.3%) 이후 3년 1개월 만에 최저치다.

이와 함께 지난달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은 각각 6.1%, 3.5% 줄었다. 이번 백화점의 감소율은 조사자료가 축적되기 시작한 2005년 이후에 가장 나빴던 2007년 1월(-6.2%)과 비슷한 수준이다. 게다가 석 달 연속 감소는 처음이다. 휴일 영업규제의 영향까지 받았던 대형마트는 처음으로 5개월째 매출이 줄었다. 다만, 영업규제가 대부분 풀리면서 8월 감소율은 7월(-8.2%)보다 둔화됐다.

휘발유 소비량도 2.1% 줄었다. 7월(-2.1%)에 이어 두 달째 마이너스다. 자동차 내수 판매량 역시 24.9%나 줄어든 8만6072대에 그쳤다. 이는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9년 1월(7만3874대) 이후 가장 적은 판매량이다.

이밖에 소비재와 자본재, 원자재 수입은 석 달째 동반 감소세를 보여 내수와 수출 모두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내수의 가늠자 중 하나인 소비재 수입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째 줄었다. 3∼7월에 각각 -4.2%, -7.4%, -5.7%, -7.7%, -3.8%에 이어 8월(1∼20일)에는 11.6%나 감소해 두자릿수 감소율로 떨어졌다. 2009년 8월(-23.5%) 이후 최악이다. 또 6개월째 감소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0월 감소세를 마감한 이후 처음이다.

국내 설비투자의 선행지표인 자본재 수입은 8월에 18.2%나 줄며 넉 달 연속 내리막이다. 내수와 수출에 쓰는 원자재는 유가 상승에도 8월에 7.8% 줄며 3개월째 감소했고 그 폭도 커졌다. 수입의 40~50%가 수출을 위한 수입임을 고려하면 당분간 수출 약세가 지속할 것우로 보인다.

국내 경기가 유럽발 재정위기에 따른 영향이 큰 점을 감안할 때 이달에 집중된 유럽 재정위기 관련 일정에 따른 파장이 적잖을 전망이다. 이처럼 대외여건에 휘둘릴 가능성이 커지자 정부는 2차 재정지원 강화대책을 마련했다.

10일 발표할 대책에는 ‘비전통적 방식’을 활용한 2조 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재정투자 방안이 담긴다.

정부는 또 7월에 출범한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의 부기관장급 상설협의체인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앞당겨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분기별로 열리는 정기회의 일정을 조정해 이달에 조기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대외여건을 주시하면서 국내 실물경제, 금융·외환 분야의 건전성 등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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