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대선의 키 중도 票心…많이 버리는 후보가 잡는다
뉴스종합| 2012-09-10 10:45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더 빨리, 더 많이 버리는 후보가 마지막에 웃는다”

100일 앞으로 다가온 18대 대통령 선거를 바라보는 한 정치 전문가가 말한 관전 포인트다.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등 핵심 주자들이 저마다 공고한 지지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그 누구도 절대 과반을 넘어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안갯속 구도에서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중도’ 표심을 잡는 자가 이길 것이라는 의미다.

일찌감치 새누리당 경선을 마치고 대선 주자로 나선 박근혜 후보는 최근 ‘국민 대통합’을 주제로 다양한 계층과 세대를 아우르기 위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젊은층과 야권 성향 중도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이다. 몇몇 여론조사에서는 이런 행보 덕에 미세하게나마 지지율이 올랐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당선 안정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과거사의 재인식”이라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다수의 2030은 5ㆍ16이나 유신에 대해 큰 관심도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 사건들에 대해 박 후보가 역지사지의 자세 없이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 것을 보고 우리와 관련된 다른 문제도 그러겠거니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보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아버지 박정희’를 버림으로써 그 한계를 뛰어 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 같은 ‘장점의 딜레마’는 야권 주자들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누적 지지율 50% 돌파에 성공한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 프레임’에서 벋어나는 것이 관건이다. 별 다른 정치적 기반이 없던 그가, 야권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는데 ‘노무현 향수’가 큰 역활을 했다면, 대선에서 50%가 넘는 지지율을 얻기 위해서는 ‘노무현 향수’를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최종 출마 선언만을 남겨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비슷한 입장이다. ‘새 정치에 대한 희망’으로 양자 대결에서 40%대 지지율까지는 안착했지만, 그의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해 의문을 가진 유권자의 목소리도 여전히 상당하다. 자꾸 늦어지는 출마 선언에 대해 비판하고 우려하는 목소리 역시 이런 의문 부호와 관련 깊다.

정치 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유권자들은 박근혜 후보에게 어게인 박정희가 아니라 비욘드 박정희를, 야당 후보들에게는 어게인 노무현이 아닌 비욘드 노무현을 주문하고 있다”며 “대선에서는 중간층 공약을 더 많이 하는 사람이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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