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컨슈머리포트 논란…뭐가 문제인가
뉴스종합| 2012-09-11 11:44
6개월 동안 6번. 공정거래위원회가 K-컨슈머리포트와 관련한 해명자료를 내놓은 횟수다. 컨슈머리포트는 공정위의 히트상품으로 평가되지만 매달 해명자료를 내야 할 정도로 논란도 거세다. ‘말도 많고 탈도 많다’는 얘기가 딱 들어맞는다. 뭐가 문제일까?

기업들에 물어봤다. 다양한 불만을 요약하면 컨슈머리포트가 상품의 ‘질’보다는 ‘가격’만 중요하게 본다는 것. 한 업체는 “소비자보호원 조사에서는 분명 질 좋은 제품이었는데 공정위의 최종 수정 결과 순위가 바뀌었다. 가격이 비싸서라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건전지를 예로 들면, 일정 기간을 사용하는데 5번을 갈아끼워야 하는 제품(A)과 4번만 갈아도 되는 제품(B)이 있다. 가격은 B가 A에 비해 배 가까이 비싸다. 컨슈머리포트 기준으로는 배 비싼 B의 지속성이 A의 배였다면 모를까 5번이나 4번의 교체주기는 거기서 거기로 봤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조만간 발표 예정인 세탁세제의 경우도 세정능력과 가격이 반드시 정비례해야 추천상품이 된다고 하면 비싸지만 친환경적이면서 세정능력도 뛰어난 제품은 나오기가 불가능할 것이다.

공정위도 할 말은 많다. 미국의 컨슈머리포트에서 품질만 본다면 현대차가 벤츠나 BMW를 능가하기 어려울 텐데 ‘가격 대비’라는 기준 덕에 대역전극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소비자를 고려해야 하는 정부나 공공기관에서는 ‘가격’을 어떤 기준보다도 중시할 수밖에 없다는 게 나름의 이유다. 컨슈머리포트를 만드는 과정에서 과도한 마케팅 비용까지 가격에 전가된 사례가 적발되거나 경쟁상품보다 질은 떨어지는데 유명 브랜드라서 비싼 사례들이 알려진 경우도 있다.

그러나 K-컨슈머리포트의 이 같은 순기능은 평가 제품의 생산업체들이 수긍할 때 더욱 효과가 극대화된다. 컨슈머리포트의 1차 목적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된 상품 정보를 알리는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업을 자극해 값싸고 품질 좋은 제품을 만들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K-컨슈머리포트를 명품으로 만들기 위해 드러난 문제점을 제대로 개선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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