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출마 예고한 안철수...이제는 문재인과 어떻게
뉴스종합| 2012-09-12 10:27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 선언’ 예고와 함께, 정치권에서는 야권 후보로 누가 단일화되느냐, 그리고 그 시점은 언제일지가 관심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安-文 박빙 지지율, 단일화 명분은 충분=12일 리얼미터에 따르면 야권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44.2%로 안 원장(34.5%)을 9.7%p 앞섰다. 문 후보가 안 원장을 오차범위 이상으로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원장과 문 후보 양자 대결을 가상한 여론조사를 시작했던 7월 이후 안 원장은 문 후보를 줄곳 10%p 이상 앞서왔지만, 지난 10일 이후 두 사람의 지지율은 역전됐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안 원장, 문 후보 세 사람의 다자대결 구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됐다. 박 후보가 42.7%로 선두를 유지한 가운데 안 원장이 21.9%, 문 후보는 19.0%로, 안 원장과 문 후보의 격차가 직전 조사보다 1%p 가량 줄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안 원장에 대해 유권자들이 순수성을 의심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안 원장에 호감을 가지고 있던 보수층은 물론, 안 원장을 지지하던 일부 민주당 지지층도 문 후보쪽으로 기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악재와 호재가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도 보수 진영의 박 후보가 40%대의 안정된 지지율을 보이고 있어, 두 야권 후보의 단일화가 대선 승리를 위한 필수 과제라는 점도 다시 한 번 명확해졌다.

출마 결심을 굳힌 안 원장이 발표 시점을 ‘민주당 후보 선출 후’로 못박은 것도 야권 연대를 염두해 둔 포석으로 정치권은 해석했다. 민주당의 경선판을 깨지 않고, 후보 선출 직후 지지율 상승 효과를 누릴 시간을 준 것이다.

▶남은 과제는 단일화 방식, 시너지 효과가 과제=두 사람의 단일화와 관련, 정치권은 안 원장 출마선언 직후 한동안 계속될 3자 대결 구도 속 두 사람의 지지율 추이가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지금처럼 다자대결, 그리고 박근혜 후보와 양자 대결에서 안 원장이 문 후보를 한 발 앞서가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민주당의 양보 또는 희생이, 그 반대 상황에서는 안 원장의 통 큰 결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일단 민주당이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안 원장이 입당해 문 후보와 다시 경선을 하는 것이다. 민주당 중심의 야권 단일화다.그러나 기존 정치권과 거리두기라는 최고의 무기를 안 원장이 포기해야 하는 만큼,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오히려 안 원장이 신당을 만들던, 무소속으로 뛰던 일정 기간 대선 래이스를 달린 후, 대선 한 달 전 즈음해 단일화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그동안 안 원장측 관계자들이 “입당 불가”, “독자 출마 준비”설을 끊임없이 흘린 것과도 관련이 깊다.

이 경우 단일화 방식으로는 1997년 김대중-김종필 후보의 양자 담판, 또는 여론조사에 기반한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 사례가 유력하다. 정치적 양자 담판의 경우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 원장 스스로가 그 효과를 직접 확인했다는 장점이, 여론조사 또는 유사한 내용의 모바일 경선은 공정성과 흥행 가능성 면에서 장점이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정치적 담판과 경선 중 두 후보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는 방법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어느 한 쪽으로 지지율이 급격하게 기울어진다면 정지적 담판이, 팽팽한 대결이 이어질 경우 경선이 치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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