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새누리-민주 공천헌금 수사, 나란히 본류 막혀 샛길로
뉴스종합| 2012-09-13 10:20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검찰이 수사중인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공천헌금 의혹 수사가 닮은 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둘다 본류가 막히자 샛길로 빠진 모양새다. 이대로 흐지부지 마무리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새누리당 관련 의혹을 수사중인 부산지검 공안부(부장 이태승)는 지난 주 윤영석(48ㆍ경남 양산)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윤 의원을 새롭게 수사대상에 올렸다. 윤 의원이 올 4ㆍ11 총선을 앞두고 공천헌금 브로커 조기문(48ㆍ구속기소) 씨에게 선거에서 도움을 받는 대가로 3억 원을 주기로 약속했다는 단서를 포착했기 때문이다.

당초 이번 사건의 핵심은 현영희(61) 의원이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이던 현기환(53) 전 의원에게 3억 원의 공천자금을 제공하기 위해 브로커 조 씨에게 이 돈을 건넸는지를 규명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조 씨만 사법처리했을 뿐 돈을 제공한 현영희 의원에 대해서는 국회 체포동의안까지 통과됐음에도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신병확보에 실패했다. 이미 현 전 의원에 대해서도 더 이상 조사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현 의원의 혐의와는 별건인 조 씨와 윤 의원 관련 혐의에 대해 수사에 나선 것은 본류가 막히자 샛길로 빠진 것이란 지적이다. 설상가상 새 타깃이 된 윤 의원조차 관련 의혹을 조목조목 부인중이라 샛길 수사 역시 헛발을 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검찰은 본류 수사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듯 지난 11일 현 의원을 네 번째 소환했지만 영장기각으로 기세가 오른 현 의원에게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은 전혀 받아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검 중수부(부장 최재경)에서 맡고 있는 민주당 공천헌금 의혹 수사 역시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공천헌금 모금 주체로 지목된 양경숙(51ㆍ라디오21 전 대표ㆍ구속) 씨와 서울 강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이양호(56ㆍ구속) 씨등 공천헌금 제공자 3인을 지난 달 28일 일괄 구속한 사건 초기와 딴판이다.

특히 박지원(70) 민주당 원내대표 등 당 핵심인사에게 공천헌금을 전달했다는 핵심 의혹에 대해서는 양 씨의 문자메시지 조작 등 혐의와 반대되는 물증만 나오면서 점점 본류의 맥을 잃고 있다. 양 씨의 계좌 송금 내역에 등장한 전 노사모 대표 노혜경(54) 씨의 조사가 막힌 수사 물줄기를 뚫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노 씨는 소환 거부 의사를 밝힌 뒤 잠적한 상태다.

검찰은 일단 구속시한 만기가 도래하는 양 씨 등 4명을 14일 구속기소하고, 정치자금법 등 혐의가 포착된 정치권 인사 2, 3명에 대해서 계속 수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총선 등 선거와 관련된 불법 자금의 흐름을 잡는 데 실패할 경우 중수부가 손을 떼고 서울지검 공안부 등에 후속 수사를 맡길 가능성이 점쳐진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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