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가 만난 사람들로 본 安의 정책
정치는 큰 변화에, 경제는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출마 선언을 예고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최근 만난 경제ㆍ정치계 인사들이 전한 공약의 방향이다.
안 원장과 최근 만난 조용경 포스코엔지니어링 전 대표는 13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기업 세계와 정치판은 DNA 자체가 다르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구체적인 이야기보다는 일반적인 말들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안 원장이 한때 포스코의 사외이사를 역임했다는 점을 강조한 조 전 대표는 “그분도 기업을 하시는 분”이라며 안정과 성장이라는 전통적인 경제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일선 현장에서 일정 규모의 기업을 운영해본 만큼, 경제 주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불확실성을 키우는 정책이나 공약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안철수 캠프’에 경제교사로 합류할 것으로 알려진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최근 저서도 주목받고 있다. 이 전 부총리는 “모든 국력을 위기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전 세계의 화두는 무조건 위기관리”라며 “위기를 사전에 차단하고, 성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정과 성장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반면 정치ㆍ사회 분야에서는 큰 폭의 변화가 주를 이룰 전망이다. 이 전 부총리는 “안철수 현상은 기존 정당들이 해법이 아님을 의미하고 있다. 과거의 정치 시스템 자체를 통째로 부인하는 현상”이라며 “젊은 세대가 가지고 있던 변화에 대한 열망이 폭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 원장의 상징인 변화, 쇄신의 새 정치를 대선에서도 부각시켜야 한다는 의미다.
안 원장의 멘토로, 캠프에서 정책을 총괄할 것으로 알려진 최상용 고려대 명예교수도 정치 분야의 큰 변화와 개혁을 예고했다. 최 교수는 김대중정부에서 주일대사를 지냈던 인물로, 다수의 횡포를 견제하는 법치, 중용민주주의 등과 같은 정치 지형 변화를 강조해왔다.
이 밖에 강준만 전북대 교수, 김근식 경남대 교수, 김호기ㆍ문정인 연세대 교수 등 정치ㆍ외교 분야의 진보 성향 인물들과 고른 접촉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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