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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 동성애·해고…보는내내 불편한 눈앞의 현실
엔터테인먼트| 2012-09-17 10:36
영화제 앞서 사진작가 김중만 특별展
파주출판도시 36國 초청작 115편 상영

韓·中·日작가 위안부 그림책 제작 과정
美·英 갱단의 삶·분쟁지 가자지구 등
역사 상처·변화의 갈망 날것 그대로 담아


우리 시대 지구촌의 현실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의 축제, 제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경기 파주출판도시 일대에서 열린다. 36개국에서 초청된 115편의 작품이 롯데시네마 파주아울렛, 메가박스 출판도시점 등에서 상영되고 다양한 부대행사도 함께 한다.

이번 영화제는 조직위원으로 위촉된 사진작가 김중만의 특별 전시회로 공식 개막보다 먼저 문을 열었다. 김중만이 지난 8월 민간인통제구역 내 대성동 마을을 찾아 전쟁의 상흔에 렌즈의 초점을 맞췄다. 이 중 30여점의 작품을 공개한 ‘김중만 DMZ PEOPLE’전이 지난 13일부터 민통선 내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리고 있다.

36개국 115편의 초청작은 총 12개 섹션의 경쟁 및 비경쟁 부문을 통해 소개된다. 


한국 바깥의 세계, 지구촌의 현실을 보고 싶은 관객은 국제 경쟁과 글로벌 비전 부문을 주목할 만하다. 억울하게 살인용의자로 체포된 19세 소녀를 통해 필리핀의 부패한 사법체계를 폭로한 ‘내일이 온다면’, 베트남 마약 재배지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무너진 삶을 그린 ‘당신에게 내가 없다면’, 일본 원전 사고를 소재로 한 ‘에어’를 만날 수 있다. 또 폭탄이 쉴 새 없이 터지는 가자지구에 카메라를 들이댄 ‘전쟁의 관객들’, 올림픽 출전에 도전하는 아프가니스탄 소녀 복서들의 이야기 ‘카불의 권투소녀들’ 등이 국제경쟁 부문에서 상영된다.

글로벌 비전에 초청된 미국 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은 기독교 사상 최초로 동성애를 커밍아웃한 주교 진 로빈슨이 주인공이다. ‘인터럽터스’와 ‘1마일 앞의 평화’는 각각 미국과 영국 암흑가에서 갱단의 일원으로 살다가 새로운 인생을 결심한 젊은이들을 카메라 앞으로 불러세웠다. 캐나다 영화 ‘상환-빚, 그리고 부의 이면’은 사회ㆍ개인ㆍ환경ㆍ마음ㆍ죄ㆍ돈 등 우리가 살면서 지게 되는 다양한 형태의 빚에 대한 매혹적인 다큐멘터리다.

한국 영화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연령대의 개인들의 내밀한 삶에 카메라를 들이댄 작품이 있는가 하면 역사가 남긴 상흔을 되짚어 보는 다큐도 있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오는 21일 개막한다. 편견을 딛고 올림픽에 도전하는 아프카니스탄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카불의 권투소녀들’(왼쪽)과 특별행사로 열리는 김중만 사진전 중‘ 이름없는 병사’.

작가 권윤덕이 한ㆍ 중ㆍ 일 3국의 작가와 ’위안부’에 관한 그림책을 그리는 과정을 담은 ‘그리고 싶은 것’, 제주도 4ㆍ3 사건이 현재까지 드리운 그늘과 고통을 추적한 ‘비념’ 등은 역사가 남긴 생채기를 더듬는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해고 반대 투쟁을 담은 ‘대한문 투쟁이야기 ver1.0’과 한진중공업 노조 지지 희망버스를 따라간 ‘버스를 타라’는 우리 사회의 현실과 숙제, 변화의 열망을 보여주는 영화다.

심각한 표정을 풀어 즐겁고 감동적으로 볼 수 있는 작품도 적지 않다. 개막작인 ‘핑퐁’은 내몽골 노인탁구대회에 출전해 새로운 삶의 의욕을 불태우는 8명 노장을 주인공으로 한 영국영화다. 프랑스영화 ‘브라씨 부자의 맛있는 가업잇기’와 ‘스시장인: 지로의 꿈’은 요리와 요리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맛있는 영화’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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