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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피는 배 꽃 ‘秋梨花’를 아시나요
뉴스종합| 2012-09-20 11:14
통상적으로 4월경 만개
잇단 태풍 따른 이상현상


통상적으로 배꽃(梨花)은 봄, 4월께 핀다. 그런데 올 가을 전남 영암군 신북면 행정리의 한 배과수원 곳곳에 배꽃이 피었다.

지난달 28일 태풍 볼라벤으로 수확을 앞둔 배와 배나무잎이 수없이 떨어진 후 며칠 지나지 않아 배꽃이 활짝 핀 것.

봄만큼 흐드러지게 피진 않았지만 가을에 꽃이 활짝 핀 것은 이상현상이다.

과수원 주인은 “10여일 전까지만 해도 지금보다 훨씬 많은 가지에서 꽃이 피었다”며 “20여년 농사를 지었지만 수확을 앞둔 ‘신고종’의 배나무에서 가을에 꽃이 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배꽃은 겨우내 잎이 떨어진 자리에 봄이 되면 꽃이 피고, 꽃이 떨어진 자리에 과실이 맺어 가을께 배를 수확하게 된다. 


그러나 올해는 강풍으로 온도가 떨어지고 태풍을 동반한 볼라벤에 나뭇잎이 떨어지자 나무들이 “겨울이 왔다 가고 봄이 왔다”고 생각, 꽃을 피우는 듯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일부에서는 과실에 영양분을 공급할 시기에 낙과 피해를 입어 남은 영양분이 종족 번식에 쓰여 이것이 개화로 나타났다는 주장도 있다. 농민은 무슨 이유에서 꽃이 피었건 때늦은 개화가 내년 생산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 농민은 “지금 꽃을 피운 자리에서 내년에 과실이 맺혀야 하는데 아무래도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배 전문가도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고 해 걱정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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