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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 태풍 피해 ‘매미’급…서울 빗겨간 탓에 모금액은 매미 때 10% 수준
뉴스종합| 2012-09-20 09:38
-서울 빗겨간 태풍 탓에 국민ㆍ기업 관심 뚝

-피해 복구 지원액 1000억원 추산…현재 126억원 모금




[헤럴드경제= 박수진 기자] 지난 여름 태풍 ‘덴빈’, ‘볼라벤’, ‘산바’가 연이어 한반도를 강타했다. 지난 17일 현재 사망 18명, 부상 35명의 인명피해와 주택 1450세대가 파손, 3506세대가 침수됐다. 농ㆍ어가 6만5000여가구가 농작물 침수 및 낙과 등의 피해를 입었다. 지난 2003년 한국을 습격했던 태풍 ‘매미’와 견줄 정도다.

피해가 크지만 피부로 느껴지는 태풍 후유증은 미미하다. 지난 해 피해 복구를 위해 대국민 모금 활동이 잇따랐던 것에 비추어 보면 올 해는 모금 방송 조차 눈에 띄지 않는다.

이유는 태풍 덴빈, 볼라벤, 산바가 모두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을 피해가면서 피해가 전라도, 경상도 등 일부 농어촌 지역에 집중됐기 때문. 피해 규모는 매미급인데 피해 복구를 위한 모금액은 당시의 약 10% 수준에 불과하다.

전국재해구호협회가 지난 17일까지 태풍 덴빈, 볼라벤으로 인한 전국 피해 상황을 집계한 결과 6만7996세대 피해를 입었으며 피해 복구에 필요한 지원액은 709억5050만원으로 나타났다. 공공시설 및 기관 피해를 제외한 순수 농ㆍ어가 피해액만 산출해봐도 655억200만원 수준이다.

협회는 태풍 산바 피해까지 더할 경우 피해 복구에만 약 1000억원의 지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003년 태풍 매미 당시 피해 복구에 쓰인 지원액은 약 1048억4938만원, 2011년 곤파스 때는 약 404억6250만원이었다.

당장 피해 복구가 시급하지만 정부 지원금은 한계가 있고 의연금(성금) 모금은 미미한 수준이다. 법정배분기관인 협회에 따르면 올 해 모금된 피해 복구 성금은 9월 현재 126억9498만여원에 불과하다. 현재 피해 복구에 필요한 예상 지원금액 1000억원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올 해 태풍 피해에 절반 수준이었던 지난 해에는 우면산 등 서울 도심에 피해가 집중되면서 약 452억원이 모금됐다. 2003년에도 1068억8700여만원의 정성이 모아졌다. 모두 피해 복구 지원금을 충당하고도 남을 정도였지만 올 해는 협회 자체 보유금 300억원을 모두 투입해도 500억원에 그쳐 필요 금액의 절반에 불과하다.

협회 관계자는 “전남 나주의 경우 전체 배농사 가구(850세대)의 과수 90% 가량이 낙과해서 상품 판매가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국가에서 지원되는 피해 복구 금액은 세대당 50-150만원 수준이고 그 외에는 의연금으로 지급이 돼야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피해 가구 당 100만원씩 지급하던 위로금을 현재로선 10만원 수준으로 줄여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들도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다. 지난해 29곳이었던 모금 참가 기업은 올 해 10곳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지난 2002년 태풍 루사 피해 당시엔 80개 기업이 모금에 참여했고 액수도 최대 100억원에 달했지만 올해는 “아직 (지원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대답만 되풀이하고 있다. ARS 등을 통한 개인 성금도 현재 2억4000여만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협회는 “조속한 수해복구를 통해 태풍 피해로 고통 받고 있는 이웃들이 희망을 되찾을 수 있도록 국민들의 많은 성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성금은 060-701-1004로 전화를 걸거나 #0095로 문자를 보내면 1건당 2000원을 기부할 수 있다. 계좌이체 후원 등으로도 가능하다. 문의 1544-9595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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