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내건 ‘단일화 조건’에 대해 민주통합당은 하루종일 내내 서로 다른 해석 차이로 술렁였다. 쇄신파 의원들은 ‘지도부의 2선 퇴진론’으로 연결시켰고, ‘비노’ 진영 의원들은 ‘친노 탈피’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국민 동의’에 대해선 지지율이라고 보는 해석이 우세했고 낙관적 전망도 흘러 나왔다.
안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변화와 혁신’ 그리고 ‘국민 동의’만 충족되면 단일화 할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날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묻는 질문은 모두 6차례 나왔는데, 이에 대해 안 후보는 ‘조건부 단일화’안을 대안으로 꺼내든 것이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의원들은 각기 ‘제 논에 물대기’ 식의 해석들을 내놨다. 우선 ‘변화와 혁신’에 대해 민주당 쇄신파는 지도부 2선 퇴진론으로 연결시켰다. 쇄신파의 한 의원은 “결국 민주당이 변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그러나 박지원 원내대표가 현재의 자리를 지키고 있어선 당이 구태로워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단일화를 위해 박 원내대표의 퇴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비문 진영’ 후보를 지지했던 한 의원은 ‘친노 배제’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현재의 패권적 운영행태가 지속되는 이유는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좌우했던 ‘친노’ 세력 때문이다”며 “안 후보의 변혁 메시지는 이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의 또다른 조건인 ‘국민 동의’에 대해선 후보 단일화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가 현실적 방법론이 될 것이란 해석에 큰 이의가 없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 동의라는 조건은 비교적 충족하기 쉬운 조건이다. 현재도 단일화에 대한 찬성 여론이 60% 이상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측에선 ‘결국은 단일화 하겠다는 말’이라는 낙관론도 흘러나왔다. ‘현재로서는’이나, ‘조건’을 먼저 내건 것,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는 안 후보의 발언을 조합하면 결국은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하겠다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안 후보는 단일화 조건에 대한 구체적 설명 요구에 “국민을 실망시켜드리지 않겠다. 그것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대선기획단 기획위원 노영민 의원은 “결국은 단일화 하겠다는 얘기다. ‘실망 안시키겠다’는 발언은 단일화의 필요성을 본인도 알고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